계속 나오는 조국 딸 논란…이번엔 공주대 인턴·제3저자 등재 의혹

입력 2019-08-21 10:20
뉴시스

조국(54)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딸 조모(28)씨를 둘러싼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고교 2학년 때 단국대 의과대학연구소 논문의 제1저자로 등재된 사실이 밝혀진데 이어 이듬해 공주대 생명과학과 인턴십을 통해서도 ‘국제학회 발표문’에 제3저자로 이름을 올렸다는 의혹이 나왔다.

조씨는 한영외고 3학년이던 2009년 여름 공주대 생명공학연구소 단기 인턴십에 참여했다. 당시 면접 과정에 조 후보자의 부인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동행했다고 한다. 면접관이었던 A 교수는 서울대 재학시절 정 교수와 같은 동아리에서 활동한 사이였다. 두 사람은 면접이 시작되기 전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다만 정 교수와 A 교수가 면접 이전에 연락을 주고받거나 조씨의 인턴십 참가에 대한 논의를 따로 한 적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씨는 이 인턴십 프로그램을 통해 같은 해 8월 일본에서 개최된 국제학회에 참가했다. 영어 발표에도 직접 나섰다. 발표내용을 요약한 ‘발표초록’에는 제3저자로 등재됐다.

조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준비단은 입장문을 내고 “공식적인 논문이 아니라 ‘발표요지록’일 뿐”이라며 “학회에 참가하고 영어로 직접 발표했기 때문에 제3저자로 기재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후보자의 딸이 적극적으로 인턴십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그에 대한 평가를 받은 점에 대해 억측과 오해가 없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조씨는 한영외고 2학년이었던 2008년에도 단국대 의대 의과학연구소에서 2주 동안 인턴으로 일했다. 당시 한영외고 학부모였던 단국대 의대 B 교수가 주관한 프로그램이었다. 조 씨는 인턴으로 연구에 참여하면서 그해 12월 대한병리학회에 제출된 영어논문에 제1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논문은 이듬해 3월 정식으로 국내 학회지에 등재됐다.

조 후보자 측은 이 역시 “억측과 오해”라고 주장했다. 2주 인턴십은 한영외고가 학부형과 협력해 진행하는 ‘정당한 프로그램’이었고, 조씨는 ‘매일 멀리까지 오가며 실험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노력’을 인정받아 논문의 제1저자로 등재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인문계 고등학생이 단기 인턴십을 통해 의학논문의 제1저자로 등재되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통상 제1저자는 실험과 논문을 주도한 사람으로 인정돼 다른 공동저자보다 높은 평가를 받는다.

조씨는 고려대 입학 당시 자기소개서에 논문 등재 등 다양한 경험을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단기 인턴십 자체가 교수 자녀에게 주어진 ‘특혜’라는 지적이 나오는 상황에서, 조씨의 고려대 입학에도 분노하는 이들이 많은 이유다. 고려대 대학 커뮤니티 ‘고파스’ 게시판에는 “나는 ‘금수저’ 물고 태어난 사람이 아니라서 눈물 나게 공부하고 아르바이트까지 뛰었구나” “본인은 ‘Glu298Asp’(조씨가 제1저자인 논문에 나오는 단어)와 같은 용어를 알까” 등의 글이 다수 게시됐다.

단국대는 총장직무대행 명의의 입장문을 내고 연구논문 확인에 미진한 부분이 있었음을 공식 사과했다. 단국대 측은 “부당한 논문 저자의 표시를 중심으로 연구윤리위원회를 이번 주 내에 개최할 예정”이라며 “이를 위해 사안 조사에 착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