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딸 제1저자 등재 교수 “적절하진 않지만 부끄럽지도 않다”

입력 2019-08-20 21:35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딸(28)이 연구논문의 제1저자로 등재되도록 결정한 단국대 의대 교수 A씨는 “적절하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그렇게 부끄럽진 않다”고 말했다. 그는 “총 책임자로서 고민을 많이 한 결정이었다”며 “(인턴십 당시) 조씨가 굉장히 열심히 했고 흥미로워했다”고 했다. 조씨가 논문 작성 과정에서 한 일은 ‘번역’이 아닌 ‘작성’이었으며, 연구 기여도가 높았다고도 주장했다.

A씨는 20일 국민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조 후보자 딸의 지식이 충분했다고 말하기엔 지나친 면이 있고 제1저자 등재가 적절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도 “그렇지만 그렇게 부끄럽진 않다”고 말했다. 그는 논문의 다른 저자들이 “조씨가 제1저자였음을 몰랐다”고 반응한 데 대해 “내가 총 책임자였고 내가 결정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A씨는 “조씨가 많이 기여했고, 나머지는 서브미션(논문 제출)에서 만나서 도움을 준 사람들”이라고 했다.

조씨는 2008년 한영외고 2학년 때 단국대 의대 연구소의 ‘학부형 인턴십 프로그램’에 2주간 참가했다. 당시 연구를 바탕으로 ‘출산 전후 허혈성 저산소 뇌병증(HIE)에서 혈관내피 산화질소 합성효소 유전자의 다형성’이라는 제목의 영어논문 제1저자가 됐다. A씨가 책임저자였다. 논문은 이듬해 대한병리학회지에 실렸다.


조씨는 인턴십 당시 주말을 제외하고 열흘간 단국대에 왔다고 A씨는 밝혔다. 조씨는 당시 교수 A씨의 강의를 몇 차례 들었다고 한다. 그는 “조씨가 기본지식이 있어야 뭘 하지 않겠나”라면서도 “번역이 아닌 작성을 했다. 처음부터 쓰는 걸 도왔다”고 말했다.

A씨는 애초 조씨와 함께 인턴십에 지원했다가 논문 작성을 포기한 또 다른 학생 한 명은 이름을 기억하지 못했다. 그는 해당 학생에 대해 “2~3일 하다 그만둔 것 같다”며 “하기 싫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확인서는 조씨에게만 발행했다”고 말했다.

A씨는 조씨가 인턴십에 참가한 경위에 대해 “여차저차해서 연락이 왔다”고 말했다. A씨 아들과 조씨는 한영외고 동기다. A씨는 한 매체와의 통화에선 “조 후보자의 부인이 인턴 프로그램 참여를 아내를 통해 부탁한 것으로 기억한다”면서도 “조 후보자와는 일면식도 없다”고 말했다.

허경구 기자 ni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