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동 이장’ 통쾌한 설욕… 최강희, 돌아온 다롄서 승리

입력 2019-08-20 14:59 수정 2019-08-20 15:18
최강희 상하이 선화 감독. 뉴시스

중국 프로축구 슈퍼리그 상하이 선화의 최강희(60) 감독이 ‘내쫓긴 옛집’에 설욕했다. 지난 6월까지 지휘했던 다롄 이팡을 처음 적으로 만난 2019 중국축구협회(FA)컵 4강전에서 승리했다.

상하이는 지난 19일 중국 다롄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FA컵 4강전 원정경기에서 다롄에 3대 2로 역전승했다. 최 감독의 ‘애제자’ 김신욱은 골 욕심을 내지 않고 2어시스트를 기록해 승리를 견인했다. 올여름 이탈리아 AS로마에서 상하이로 이적한 뒤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던 공격수 스테판 엘 샤라위는 멀티골을 터뜨려 최 감독의 신뢰에 부응했다. 승리의 주인공은 모두 지난달 5일 출범한 최 감독 체제에서 새롭게 구성된 공격진이었다.

최 감독에게 다롄은 애증을 남긴 옛집과 같다. 다롄은 올 시즌 중반을 넘어선 지난달 1일 최 감독을 사실상 경질했다. “최 감독이 개인적인 사정을 이유로 사임했다”고 밝혔지만, 성적 부진에 따른 경질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당시 다롄은 슈퍼리그 16개 팀 중 10위에 머물러 있었다.

다롄은 최 감독의 재임 중 잉글랜드 뉴캐슬 유나이티드에서 떠난 라파엘 베니테즈(59) 감독과 물밑에서 접촉하며 ‘영입설’을 흘려보냈다. 최 감독의 입장에서 경질 과정은 다소 불쾌할 수도 있었다. 그렇게 물러난 지 50여일 만에 적으로 만난 다롄을 상대로 설욕하고, 베니테즈 감독과의 맞대결에서도 승리해 자존심을 회복했다.

최 감독은 이 승리로 FA컵 결승 진출의 실리도 챙겼다. FA컵은 프로축구에서 리그와 함께 한 시즌 중 가장 중요한 대회로 평가된다. 상하이가 우승하면, 최 감독은 올 시즌 메이저 타이틀 획득은 물론, 다음 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본선 출전권도 손에 넣을 수 있다.

상하이는 최 감독의 부임 이후 리그에서도 승승장구하고 있다. 한때 2부 리그 강등 위기에 놓였던 상하이는 현재 승점 23점으로 리그 12위에 올라 강등권의 하한선인 14위 톈진 톈하이(승점 18)를 승점 5점 차이로 밀어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