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은 2028년까지 탄소섬유 산업에 1조원을 투자해 탄소섬유 톱3 브랜드로 성장시킨다는 목표를 20일 밝혔다. 최첨단 소재이자 항공, 방위산업 등에 사용되는 전략물자인 탄소섬유 경쟁력이 강화되면 우리나라 소재 산업 경쟁력 강화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효성은 이날 효성첨단소재㈜ 전주 탄소섬유 공장에서 ‘탄소섬유 신규투자 협약식’을 열고 탄소섬유 산업 로드맵을 제시했다. 현재 연산 2000t의 탄소섬유 생산 규모를 2028년까지 연산 2만4000t으로 늘린다. 생산라인도 1개에서 10개로 확대한다. 생산라인 확대가 끝나면 효성의 글로벌 시장점유율은 2019년 2%(11위)에서 10%로 올라 글로벌 톱3까지 올라서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400명 수준인 인원도 2028년까지 2300개 이상의 신규 일자리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탄소섬유는 자동차용 내외장재, 건축용 보강재부터 스포츠레저 분야, 우주항공 등 첨단 미래 산업에 이르기까지 철이 사용되는 모든 산업에 적용될 수 있는 ‘꿈의 신소재’다. 철보다 무게는 4분의 1이지만 10배의 강도와 7배의 탄성을 갖고 있다. 내부식성, 전도성, 내열성이 훨씬 뛰어나 ‘미래산업의 쌀’이라고 불린다.
항공, 우주, 방산 등에 사용되는 소재인 만큼 전략 물자로서 기술 이전이 쉽지 않고, 독자적인 개발도 어려워 세계적으로 기술 보유국이 손에 꼽을 정도다. 효성은 2011년 전라북도와 전주시, 한국탄소융합기술원 등과 협업을 통해 국내 기업으로는 최초로 독자 기술을 바탕으로 탄소섬유인 ‘탄섬’(TANSOME) 개발에 성공해 2013년부터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일본, 미국, 독일에 이어 세계 4번째 개발이다.
탄소섬유는 수소경제 시대의 핵심 소재로도 꼽히고 있다. 탄소섬유는 수소차 수소연료탱크의 핵심 소재로 수소 에너지의 안전한 저장과 수송, 이용에 반드시 필요하다. 수소연료탱크는 플라스틱 재질 원통형 용기로, 여기에 탄소섬유를 감아 강도와 안정성을 높인다. 탄소섬유는 가벼우면서도 일반 공기보다 수백 배의 고압에 견뎌야 하는 수소연료탱크의 핵심 소재다.
조현준 효성 회장은 “탄소섬유의 미래 가치에 주목해 독자 기술 개발에 뛰어들었다”며 “탄소섬유를 더욱 키워 ‘소재강국 대한민국’ 건설에 한 축을 담당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기술적 고집을 바탕으로 스판덱스, 타이어코드 등 세계 1위를 하는 소재를 만든 만큼 또 다른 소재 산업에도 도전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