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中화웨이 거래제한 90일 연장… 제재대상은 넓혀

입력 2019-08-20 14:32 수정 2019-08-20 15:20

미국이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에 대한 거래제한 규제 유예 조치를 90일 추가 연장키로 했다. 미국 정부는 미·중 무역전쟁의 가늠자로 여겨지는 화웨이에 대한 이번 조치가 미국 소비자들이 화웨이로부터 독립하기 위한 필요한 시간적 여유를 갖게 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정부는 동시에 화웨이 계열사 46곳을 거래제한 명단에 추가하면서 거래제한 블랙리스트에 오른 화웨이 계열사는 100곳을 넘게 됐다.

미국 상부무는 19일(현지시간) 성명서를 내고 이날 만료 예정이던 화웨이에 대한 미국 기업들의 거래 제한 유예조치를 오는 11월18일까지 연장한다고 밝혔다. 상무부는 “미국 전역의 소비자들에게 화웨이 장비에서 벗어나기 위해 필요한 시간적 여유를 갖게 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윌버 로스 미 상무부 장관은 “소비자들이 화웨이 제품에서 (다른 회사 장비로) 옮기도록 계속 촉구한다”면서도 “우리는 혼란을 방지하는 데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인정한다”고 말했다. 그는 앞서 폭스 비즈니스 네트워크와의 인터뷰에서 “시골 지역 기업 일부가 화웨이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시간을 좀 더 주는 것”이라며 거래제한 유예 연장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미국은 당초 지난 5월16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정명령에 따라 화웨이와 그 계열사 68곳을 거래제한 기업 명단에서 제외했다. 국가 안보를 위협한다는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사흘 뒤인 19일 미국 기업들의 혼란과 소비자 피해 등을 방지한다는 이유로 90일간 기존 제품 유지·보수에 한해 해당 조치를 유예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까지 “국가 안보상 이유로 화웨이와 거래하고 싶지 않다”고 말해 이날 거래제한 조치 연장 여부가 불투명하다는 관측이 나왔지만 상무부는 연장조치를 밝혔다.

미국 정부는 동시에 화웨이 계열사 46곳을 거래제한 명단에 추가했다. 로스 장관은 “100곳 넘는 자회사가 거래제한 명단에 들었다”며 “이에 따라 화웨이가 제재를 피하기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밝혔다.

화웨이 측은 이에 반발하며 제재 중단을 촉구했다. 신화통신은 20일 화웨이가 전날 성명에서 미국이 거래제한 명단을 추가한 데 대해 “미국은 화웨이를 압박하면서 기술의 선두 지위를 확보하지는 못할 것”이라며 “불공정한 대우를 멈추고 거래제한 명단에서 화웨이를 제외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런 방법은 시장경제의 자유경쟁원칙을 위반한다”며 “미국 회사를 포함해 어떤 쪽도 이득을 보지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거래제한 규제 유예 조치를 연장한 데 대해서는 “(거래제한 규제 유예조치가) 연장되든 안 되든 화웨이의 사업에 실질적인 영향은 제한적”이라며 “화웨이는 최고의 제품을 개발하고 세계 각지의 고객에게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계속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