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리스트’ 다룬 소설 출간… 주인공은 日 경산성 공무원

입력 2019-08-20 14:01

한일간 첨예한 갈등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일본의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 배제 사태를 다룬 소설이 출간됐다. 일본에서 활동하는 저술가 박철현(43)씨가 쓴 ‘화이트리스트-파국의 날’(새파란상상)이 그것이다. 화이트리스트 배제 결정의 이유가 무엇인지도 불명확한 상황에서 이 소설은 당시 일본 내각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그 파장은 어떻게 진행될 것인지를 그려본 가상소설이다.

출판사는 이번 소설에 대해 “화이트리스트 배제 조치는 신일본제철의 강제징용에 따른 배상을 판결한 우리나라 대법원 판결에 대한 보복조치임이 분명하나 일본은 그렇지 않은 척 앞뒤가 다른 말을 하고 있다”며 “일본이 수출 흑자를 보고 있는 상태에서 적자 국가를 향해 자국 산업의 피해를 아랑곳하지 않고 저지른 이해할 수 없는 아베 총리의 행보에 대해 여러가지 해석이 있고, 이번 소설은 그에 대한 하나의 가설을 선보이고 있다”고 소개했다.

소설의 주인공은 일본 경제산업성 무역관리부 무역관리과의 공무원 히라오 아쓰시(平尾敦)이다. 하라오는 대한민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삭제하라는 지시를 받는다. 양국 간의 경제를 모두 망칠 수밖에 없는 이해할 수 없는 조치지만 무기력해진 관료들은 지시를 따르기로 한다. 하라오는 이 과정에서 한국인 서건우와 북한인 송석진을 만나면서 한일 문제에 대한 새로운 시각에 눈을 뜨게 된다.

소설 속에는 화이트리스트 사태와 연관된 많은 인물들이 가명으로 등장한다. 야스베 일본 총리, 소가 유키오 관방대신, 요시다 시게하루 경제산업성 대신을 비롯해 일본 신문 기자, 한국 신문 논설위원, 민주당 해외지부 사무국장, 총련 산하 평화통일연합 사무국장 등이 등장한다.


저자 박철현은 7월 1일 일본 정부가 우리나라에 대해 수출규제를 내리겠다는 발표를 한 후 이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박 작가는 일본에서 18년간 살고 있으며 일본인 아내와 네 명의 자녀를 두고 있다. 오마이뉴스와 JP뉴스에서도 10여년 넘게 일본 관련 기사를 써왔다. 최근 ‘어른은 어떻게 돼’ ‘이렇게 살아도 돼’ 등 에세이집을 국내에서 출간했다.

김남중 기자 n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