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독립 100주년 기념일에 연쇄 폭탄테러가 발생했다. 아프간의 한 결혼식장에서 자살 폭탄테러로 20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지 불과 이틀 만이다.
AP통신은 19일(현지시간) 아프간 동부 잘랄라바드 시장과 광장, 식당 등 10곳에서 폭탄이 터져 독립기념일 행사에 참석했던 최소 66명이 다쳤다고 보도했다. 부상자 중에는 어린이도 20여명 포함됐다.
이날은 아프간이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지 100주년이 되는 날로, 공휴일인 이날 많은 시민들이 폭발로 부상을 입었다. 굴람 모하마드는 그의 두 아들과 조카가 이번 폭발로 부상당했다며 “아이들은 독립기념일을 기념하는 행사에서 중상을 입었다”고 말했다고 영국 가디언이 전했다.
이날 폭탄테러에 대한 책임을 주장하는 단체는 아직까지 나타나지 않았다. 다만 급진 수니파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와 탈레반이 모두 이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앞서 IS는 아프간 수도 카불의 한 결혼식장에서 발생한 테러가 자신들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IS는 성명에서 “전사 중 1명이 군중 속에서 스스로 폭탄을 터트렸고 다른 전사들이 긴급구조대가 도착했을 때 폭발물이 실린 차량을 터트렸다”고 밝혔다. 지난 17일 카불의 서부 ‘두바이시티’ 웨딩홀에서 오후 10시40분쯤 자폭 테러범이 폭발물을 터뜨려 최소 63명이 사망하고 182명이 부상을 당했다.
아슈라프 가니 아프간 대통령은 이날 독립기념일 100주년 기념사에서 “IS의 모든 은신처를 제거하겠다”고 말했다. 또 “우리는 민간인이 흘린 모든 피에 대해 복수할 것”이라며 “우리는 계속 투쟁해 복수하고 그들을 뿌리 뽑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과 탈레반은 18년 가까이 아프간에서 이뤄진 전쟁을 종식시키기 위해 평화협정 체결을 노력 하고 있다. 양측은 아프간 내에서 국제 테러조직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현지의 외국 주둔군을 철수하는 내용의 평화협정 큰 틀에는 합의했으나 철수 규모와 시기 등을 놓고 이견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아프간 사람들은 잇따른 테러로 평화협정이 평화를 가져올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17일 ‘지난해 아프가니스탄 폭력사태는 시리아보다 심했다’는 기사에서 “나토군이 철수한 뒤 탈레반이 이 지역의 상당부분을 탈환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