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성재, 아시아 최초 ‘PGA 신인왕’ 눈앞

입력 2019-08-19 16:15 수정 2019-08-19 16:24
임성재가 지난 17일(한국시간) 일리노이주 메디나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미국 프로골프(PGA) 투어 페덱스컵 플레이오프 2차전 BMW 챔피언십 2라운드 18번 홀에서 샷을 하고 있다. AP뉴시스

임성재(21)가 미국 프로골프(PGA) 투어 페덱스컵 플레이오프 최종전인 투어 챔피언십에 진출했다. 아시아 선수 최초의 PGA 투어 신인왕이 유력하다. 임성재는 “신인왕을 차지하면 영광스러운 일이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임성재는 19일(한국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메디나 컨트리클럽(파72·7429야드)에서 열린 PGA 투어 페덱스컵 플레이오프 2차전 BMW 챔피언십 최종 4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이글 1개와 버디 3개를 묶어 5언더파 67타를 적어냈다. 최종 합계 13언더파 275타. 임성재는 이 대회 출전자 69명 가운데 공동 11위에 올랐다.

임성재는 3~4번 홀(파4)에서 연달아 버디를 쳐 기세를 올리더니 7번 홀(파5) 러프에서 홀컵으로 직행한 칩샷으로 이글을 잡았다. 그렇게 투어 챔피언십 진출에 쐐기를 박았다. 임성재는 페덱스컵 랭킹을 24위로 두 계단 끌어올려 투어 챔피언십 진출의 하한선인 30위 안에 진입했다.

임성재는 2016년 김시우 이후 3년 만에 투어 챔피언십에 진출한 한국 선수가 됐다. 최경주(2007·2008·2010·2011년) 양용은(2009·2011년) 배상문(2015년) 김시우에 이어 5번째다. 한국 선수의 페덱스컵 최고 랭킹은 2007년 최경주의 5위. 올해부터 페덱스컵 최종 랭킹은 투어 챔피언십의 리더보드 순서를 그대로 반영하는 방식으로 변경됐다. 따라서 임성재가 투어 챔피언십 리더보드 4위 안에 이름을 올리면 한국 선수 사상 최고 성적을 기록하게 된다.

임성재는 키 181㎝에 체중 80㎏ 안팎의 큰 몸집을 하고 부드럽게 스윙해 장타를 치는 능력을 가졌다. 그 동작이 어니 엘스(남아공)와 닮아 ‘제2의 어니 엘스’로 불린다. 엘스는 이런 임성재에 대해 “멀리 치고 칩샷이 좋으며 견고한 퍼트를 가졌다”고 호평했다. 오는 12월 프레지던츠컵에서 미국의 맞상대로 유럽 외 대륙팀 단장을 맡게 된 엘스의 추천으로 출전할 가능성이 있다. 양팀 단장은 오는 11월 3일에 추천 선수 4명을 발표한다.

임성재는 지난해 PGA 웹닷컴(2부) 투어에서 선수상을 수상하고 올해 넘어온 1부 투어에서 꾸준한 톱10 진입으로 신인왕을 향해 바짝 다가가고 있다. PGA 투어에 플레이오프 제도가 도입된 2007년부터 페덱스컵 랭킹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는 ‘루키’는 예외 없이 신인왕을 수상했다. 신인왕은 시즌 종료 직후 PGA 투어 회원의 투표로 결정된다. 1990년 PGA 투어에서 처음으로 시작된 신인왕 투표에서 아시아 선수는 한 번도 선택을 받지 못했다. 아시아계 선수로 2012년 재미교포 존 허(한국명 허찬수)가 신인왕을 수상했지만, 그의 국적은 미국이다.

임성재는 올 시즌에 PGA 투어로 입문한 신인들 중 유일하게 투어 챔피언십까지 진출했다. 따라서 임성재는 올 시즌 신인 중 페덱스컵 최고 순위를 확정했다. 관례대로면 임성재는 아시아 선수 최초로 신인왕을 수상할 수 있다.

임성재는 “올 시즌 투어 챔피언십 진출을 목표로 삼았다. 목표를 이뤄 기쁘다. 투어 챔피언십에 처음으로 출전해 설렌다”며 “아시아 최초로 신인왕을 수상하면 영광스러운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투어 챔피언십은 오는 23일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이스트 레이크 골프클럽에서 개막한다. 지금까지 누적된 페덱스컵 랭킹은 투어 챔피언십 어드밴티지로 전환된다. BMW 챔피언십에서 우승해 페덱스컵 랭킹 1위에 오른 저스틴 토마스(미국)는 투어 챔피언십에서 10언더파로 출발하는 반면, 24위인 임성재는 1언더파로 출발하게 된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