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와 만성 질환이 안과 질환과 청력 손실을 동시에 유발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나이가 10세 증가할수록 백내장과 청력 손실 위험이 6.6배 높았다. 또 고지혈증과 혈압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시력을 잃을 수 있는 녹내장, 황반변성 발생 위험이 높았다.
나이들면서 시력이 떨어지면 청력 검사를 같이 받아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성균관의대 강북삼성병원 안과 김준모 교수, 인하대병원 김나래 교수팀은 이 같은 연구결과를 임상의학회지 7월호에 발표했다고 19일 밝혔다.
지금까지 안과 질환과 청력 손실 관련 연구는 주로 단독으로 진행됐다. 이번 연구에서 안과 질환과 청력 손실을 동시에 유발하는 위험요인을 밝혀낸 것이다.
연구팀은 국민영양조사(KHANES) 제5기 자료를 이용해 40세 이상 참가자 1만7957명 가운데 직업적 소음에 노출되지 않은 사람, 기존 심각한 귀 질환으로 청력 검사가 어려웠던 사람을 제외한 총 1만2899명을 비교 분석했다.
연구팀은 녹내장, 백내장, 연령 관련 황반변성이 있는 사람들을 그룹화시켜 각 그룹 청력손실이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 비율을 비교했다.
그 결과 안과 질환을 갖고 있으면서 청력 손실을 함께 앓고 있는 사람의 비율이 백내장, 녹내장, 연령 관련 황반변성에서 유의미하게 높았다. 이어 안과 질환과 청력 손실을 동시 유발하는 원인을 각 질환별로 분석했다.
백내장과 청력 손실을 동시에 발생시키는 위험 요소는 나이였다. 나이가 10세 증가할수록 백내장과 청력 손실의 위험도가 6.574배 늘어났다.
녹내장과 청력 손실을 동시 발생시키는 요인은 나이, 성별, 고지혈증이었다. 나이가 10세 증가할수록 위험도는 3.570배 높아졌다. 남성의 경우 여성보다 위험도가 3.144배 높았다. 중성지방이 1㎎ 늘어날수록 위험도는 1.003배 증가했다.
또 초기 황반변성에서는 나이와 고지혈증, 후기 황반변성의 경우는 나이와 혈압이 위험 요소로 밝혀졌다. 초기 황반변성의 경우 나이가 10년 늘어날수록 3.693배, 중성지방 1㎎ 증가할수록 1.002배 위험도가 높아졌다. 후기 황반변성은 나이가 10세 늘어날수록 3.727배, 혈압 10mm/Hg당 1.524배 위험도가 늘어나는 것으로 분석됐다.
김준모 교수는 “시력이나 청력이 떨어지면 불편을 잘 호소하지 못하거나 나이로 인한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여겨 대수롭지 않게 보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시(視)기능 손상과 청력 저하 사이에 공통적인 상관성이 있기 때문에 시력이 떨어진 환자는 청력검사를 함께 받아보길 추천하며 청력이 손상된 환자 또한 시력 검사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나이는 불가항력적 요소지만 고지혈증과 혈압 같은 만성질환은 개인이 노력해 충분히 예방할 수 있으므로 식사 조절과 운동을 통해 건강한 삶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