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유방 부작용 3년새 5.2배 ↑…71% “파열·모양 변형”

입력 2019-08-19 11:54 수정 2019-08-19 16:40

미국 엘러간사의 거친 표면 인공유방(보형물) 수술 환자 가운데 희귀 혈액암 발병 사례가 국내 처음 보고된 가운데, 인공유방 부작용 신고가 최근 3년새 5.2배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작용 10건 가운데 7건은 삽입된 유방 보형물이 터지거나 딱딱하게 굳는 등 모양이 변형된 사례였다.

19일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인공유방 부작용(이상 반응) 신고 사례가 2016년 661건에서 2017년 1017건, 지난해 3462건으로 크게 늘었다. 이상 반응 사례 1건에 2개 이상 부작용 보고된 사항은 중복 산정됐다.

현재 국내외적으로 리콜이 진행중인 엘러간사의 해당 인공유방의 부작용 신고는 3년간 1389건에 달했다. 회수 대상이 아닌 인공유방의 경우 3751건으로 집계됐다.

부작용 유형별로는 지난해 기준 전체 71%가 파열(1661건)과 구형·구축(785건)이었다. 구형·구축은 삽입된 보형물을 인체에서 이물질로 인식해 생기는 현상이다. 두꺼운 피막이 형성될 뿐만 아니라 가슴이 딱딱하게 굳으면서 모양의 변형을 일으킨다.

남의원은 “인공유방 등 인체 이식 의료기기의 허가, 유통, 사용 및 환자 안전 관리 전반에 대한 점검과 대책 마련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미국 식품의약품국(FDA)은 지난달 24일 엘러간사가 만든 거친 표면(내트렐 텍스쳐드) 인공유방이 다른 제조사 제품보다 ‘역형성 대세포 림프종(BIA-ALCL)’ 유발 가능성이 약 6배 높다며 제품 회수를 요청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도 국내에서 해당 제품을 회수 중이다.
BIA-ALCL은 면역체계와 관련된 희귀 혈액암의 한 종류로, 유방암과는 별개다. 식약처는 7~8년 전 엘러간사의 해당 인공유방을 이식받은 40대 여성에게서 ‘BIA-ALCL’ 국내 첫 발병 사례가 확인됐다고 지난 16일 밝혔다.

유방 보형물은 파열이나 구형·구축 외에도 주름, 감염·염증·혈종·장액종 등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부작용 중 하나인 파열의 경우 환자가 인지하기 쉽지 않다.

한 성형외과 전문의는 “가슴이 딱딱해지고 멍울, 통증이 나타나는 구형·구축과 달리 미세한 보형물 파열은 80∼90% 통증이 느껴지지 않아 모르고 지나칠 수 있다”면서 “수술 후 1년간은 3개월마다 한 번씩, 그 후에는 매년 한 번씩 체크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