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전쟁·홍콩 시위 와중에…시진핑 ‘대장정 정신’ 강조

입력 2019-08-19 11:45 수정 2019-08-19 11:46
AP뉴시스

미·중 무역전쟁이 장기화되고 홍콩 시위도 매주 이어지는 가운데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또 다시 대장정 정신을 강조하고 나섰다.

19일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에 따르면 시 주석은 중국 관영 매체들이 대거 참여하는 ‘기자가 다시 걷는 장정의 길’ 기획 취재와 관련, 중요 지시를 통해 대장정의 길을 제대로 걸어달라고 당부했다.

시 주석은 “장정을 기획 취재하는 행사는 혁명의 이야기를 생동감 있게 재현해 위대한 장정 정신을 해석하는데 큰 의미가 있다”며 “위대한 장정 정신은 중국 공산당과 전국 여러 민족, 인민을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강한 정신적 동력”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실현하는 역사 과정에서 새로운 시대의 장정의 길을 잘 걸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는 중국의 전·현직 수뇌부들이 모여 현안을 논의하는 베이다이허(北戴河) 회의 종료후 처음 나온 시 주석의 지시다. 대장정은 1934~1935년 중국 공산군이 1만5000㎞를 헤쳐나간 고난의 행군을 말한다. 궤멸 직전의 중국 공산당은 대장정을 통해 중국 서북부에 혁명 근거지를 새롭게 구축했고, 이 과정에서 마오쩌둥은 확고한 지도자로 자리매김했다.

시 주석이 대장정 정신을 강조한 것은 홍콩 사태와 미·중 무역갈등이 첨예한 상황에서 민심을 다독이고 단결을 통해 내우외환을 극복하자는 의미로 풀이된다.

중국 공산당 중앙선전부는 올해 신중국 건립 70주년 및 홍군 장정 출발 85주년을 맞아 지난 6월부터 홍콩의 대장정 발자취를 기획 취재하는 행사를 진행했다. 이 행사에는 관영 매체 기자 1300여명이 참여해 1만건이 넘는 기사를 송고했다.

시 주석은 지난 5월 21일에도 홍군의 대장정 출발지인 장시성 위두현의 대장정 기념탑을 참배하면서 “우리는 홍군이 처음 여정을 시작했던 시간을 기억하기 위해 대장정 출발점에 와 있다”며 “우리는 새로운 대장정을 시작하고 있고, 모든 것을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장시성 방문때 미·중 무역협상의 중국 대표인 류허 부총리도 대동한채 희토류 공장도 들러 미·중 무역전쟁에서 희토류를 무기화할 수 있음을 내비쳤다. 당시 시 주석의 대장정 언급은 미·중 무역협상이 결렬된 직후여서 중국 수뇌부가 미국의 공세에 맞서 강경한 입장으로 돌아섰다는 신호로 해석됐다.

베이징=노석철 특파원 sch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