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분양가 얼마나 더 오를까…분양가 상한제 제외된 광주 ‘풍선효과’ 우려

입력 2019-08-19 11:44 수정 2019-08-19 14:00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광주지역 아파트 분양가가 얼마나 더 오를지 전국적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올해 상반기 1평(3.3㎡)당 분양가격이 2000만원을 훌쩍 넘는 고가 아파트가 연이어 등장했으나 최근 국토교통부가 지정한 투기과열지구에서 제외됐기 때문이다.
19일 광주시와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등에 따르면 지난해 평균 968만원에 머물던 아파트 평당 분양가는 올 들어 1238만원으로 1년 만에 30% 가까이 급상승했다.
이중 31평(102㎡)을 넘는 아파트 분양가는 1372만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70%나 올랐다.
광주 농성동 ‘빌리브 트레비체’와 봉선동 ‘MVG 아파트’의 경우 평당 분양가가 서울과 맘먹는 2000만~2500만원에 달했다. 그런데도 광주에서는 지난달에만 전국 6대 특·광역시에서 가장 많은 2416가구의 아파트가 분양됐다. 전월 558가구에 비해 1858가구, 전년 동월 544가구보다는 1872가구나 늘어난 물량이다.
기형적 고분양가 경신이 속속 이뤄지고 있지만 아파트 분양시장의 열기가 수그러들지 않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광주는 지난 12일 국토교통부가 ‘주택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지정한 투기과열지구에서 예상을 깨고 제외됐다. 이로써 지난해부터 전국 최고의 아파트 상승세를 이끌어온 광주는 분양가 상한제 적용지역에 포함되지 않는다.
시장과열을 막는 고육지책으로 분양가 상한제 적용을 추진해온 광주시는 국토부가 적정 물가상승과 아파트 가격상승 추세를 감안해 추가 지정을 검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광주 5개 자치구 중 서구, 남구, 광산구 등 3대 구가 지난달 HUG의 고분양가 관리지역으로 지정된 데다 국토부 상시 모니터링 대상이어서 향후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될 공산이 적잖다는 것이다. 국토부는 이르면 오는 10월부터 서울과 과천, 광명, 분당. 세종 등 전국 31곳의 투기과열지구의 신축 아파트에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 지난 2003년부터 5년 동안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됐던 광주시는 지난 6월말 분양가 상한제 적용지역을 시·도가 자체적으로 지정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정을 개정해달라고 건의한 바 있다.
실수요자를 중심으로 광주시민들과 주택업계의 반응은 극도로 엇갈리고 있다. 추석 연휴를 전후한 가을 이사철을 앞둔 대부분 시민들은 ‘탁상 행정’ 탓에 고공행진 중인 아파트 분양가 상승을 제도적으로 막지 못하게 됐다고 우려하고 있다. 시민들은 투기과열 억제를 위한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지 않아 수년간 가파르게 오른 분양가 상승세가 스스로 꺾이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걱정하는 분위기다. 수도권 등의 규제를 피한 ‘풍선효과’가 당분간 더 커질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반면 주택업체들은 분양가 상한제 적용 제외와 상관없이 관망세로 돌아섰다. 주택산업연구원이 지난 13일 발표한 광주지역 지난달 분양경기실사지수(HSSI)전망치는 77.2로 지난 3월 이후 6개월 만에 80선 이하로 떨어졌다. 주택산업연구원은 분양가 심사 강화와 향후 미분양 리스크, 내년 분양경기에 대한 부정적 인식 등이 주택업계에 확산된 영향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광주지역 아파트 분양시장은 당분간 강보합세를 유지할 것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여기에 광주가 연말 또는 내년 초 민간아파트 분양가 상한제 대상지역에 추가로 포함되느냐 여부가 향후 시장흐름의 관건이 될 것으로 예측된다.
광주는 역대급 고분양가 논란 속에서도 이달 중 염주 주공아파트를 재건축한 ‘염주 더샵 센트럴파크’ 18개동 1976가구(일반분양 851가구)가 분양에 들어간다. 광주지역에서 가장 규모가 큰 풍향지구 재개발 사업도 시공사 선정 작업을 착착 진행하고 있다. 신축 아파트가 2800여 가구 공사금액이 7000억여 원에 달하는 이 사업은 풍향동 서방시장 인근 16만4652㎡ 부지에 지상 30층의 아파트 2819가구와 부대 복리시설 등을 신축하는 것이다. 여기에 내년부터는 민간공원 일몰제와 특례사업에 따른 아파트 분양물량이 대거 쏟아져 광주지역 아파트 분양시장은 이래저래 달궈질 가능성이 높다. 광주 첨단지구의 공인중개사 송정기(54)씨는 “공급과잉을 뚫고 올 하반기 광주에만 1만여 가구의 아파트가 새로 공급될 것”이라며 “광주지역 신축 아파트의 고분양가 추세는 한동안 유지되고 분양시장 호황도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