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한 탈북 母子, 지난해 10월·12월 두 번이나 주민센터 찾았다

입력 2019-08-19 11:14 수정 2019-08-19 15:06
ytn방송캡처

아사한 북한이탈주민 모자(母子)가 서울 한 아파트에서 숨진 채 발견된 가운데 이들이 지난해 10월과 12월 두 차례 주민센터를 방문해 도움을 호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기초수급 보호는 받지 못했다.

보건복지부가 이들 모자와 관련한 관악구청의 복지 행정 실태를 조사한 결과, 지난해 10월과 12월 동주민센터를 방문했으나 기초수급 지원을 받지 못했다고 중앙일보가 19일 보도했다.

복지부가 지난 16일 실시한 관악구 현장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해 9월 중국에서 한국으로 건너온 뒤 같은 해 10월 4일 관할 주민센터를 방문했다. 아동수당과 가정양육수당을 신청해 각각 10만원을 받기 시작했다. 하지만 당시 기초수급자로 보호받지는 못했다.

이후 지난해 12월 17일에도 주민센터를 방문한 것으로 확인됐다. 아동수당과 가정양육수당 계좌를 변경하기 위해서였다. 업무를 처리하는 주민센터 직원이라면 이때 이들의 소득인정액이 0원이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고 복지부는 설명했다. 관악구청 측은 “민원인에 대한 개인별 심도 있는 조사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단순히 계좌 변경 업무를 처리하며 소득인정액을 파악할 수는 없다”고 해명했다.

앞서 지난달 31일 서울 관악구에 거주하던 북한이탈주민 출신 40대 어머니와 다섯 살 배기 아들이 임대아파트에서 숨진 지 수 개월 만에 발견됐다. 발견 당시 모자의 집 냉장고 안에는 고춧가루만 남아있었다. 물도 없었다. 수도세 등 공과금은 전혀 납부되지 않아 단수된 상태였다. 아파트 관리인은 단수가 됐는데도 인기척이 없자 집을 방문했다 시신을 발견했다. 현재 정확한 사인을 밝히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부검을 하고 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