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은 인간의 작업을 편리하게 하는 ‘조력자’라고 생각해요. 비용 문제는 인력을 줄일 게 아니라 차를 더 많이 팔아서 해결해야죠.”
지난달 17일 BMW 딩골핑 공장에서 만난 대외협력 담당 알렉산더 바흐너(49)씨는 “제조 현장에 첨단기술이 도입되면 어쩔 수 없는 인력 감축이 뒤따르는 것 아니냐”는 기자의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포드, 제너럴모터스(GM) 등 많은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진입하면서 생산공장 인력을 줄이고 있다. 지난해 기준 연간 생산대수 32만8000대를 기록한 딩골핑 공장은 BMW의 독일 내 최대 규모 생산 현장으로, 제조 공정 디지털화의 선두에 있다. 지난해 기준 직원 수는 약 1만8000명이다.
바흐너씨는 “일자리가 없어지기보다 새로운 기술을 다룰 수 있는 인력, 기계보다 더 가치있는 일을 할 수 있는 인력이 더욱 필요하다”면서 “4차 산업 기술의 발전을 현장에서 경험하면서 기계와 인간의 협력을 보게 된다”고 말했다.
로봇이 사람을 대체하는 흐름에 대해 직원들이 우려하지 않느냐는 질문엔 “무거운 부품을 들기 위해 허리를 구부리는 등 직원들이 육체적으로 힘들었던 부분을 도와주니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면서 “동료들과도 ‘기술이 인간에 대항하는 게 아니라 서로 돕는 것’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다”고 답했다.
BMW의 경우 새로운 자동차를 생산하기 시작하면 거기에 맞춰 새로운 기술이 도입되고 있다. 바흐너씨는 “딩골핑 공장의 경우 새로운 7시리즈가 나온 2015년을 전후로 새로운 기술들을 많이 사용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BMW는 A·C·E·S(자율주행·커넥티드·전기화 서비스)를 향후 전략 목표로 하고 있어 더 많은 새로운 기술이 제조 현장에도 빠르게 적용될 전망이다.
공장은 앞으로도 이런 식으로 변화할 것이다. 어떤 첨단 기술은 라이프치히 공장에서 먼저 도입할 수 있지만 결국 딩골핑 공장에서도 쓰게 될 것이다.
그는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생각을 하나의 문장으로 이야기하긴 힘들다”면서 “다만 10년, 20년 전에 불가능했던 것이 점점 가능해지는 걸 보면서 기술을 받아들이는 데 있어서 충분히 용감해져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딩골핑=글,사진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