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DJ는 ‘위대한 역사’이자 ‘따가운 채찍’

입력 2019-08-18 11:40 수정 2019-08-18 11:41
이낙연 국무총리가 18일 국립서울현충원 현충관에서 열린 고(故) 김대중(DJ) 전 대통령 서거 10주기 추도식에서 추도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낙연 국무총리가 18일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10주기 추도사를 통해 “우리의 노력과 성취는 따지고 보면 김 전 대통령의 족적 위에서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이날 서울 국립현충원에서 열린 김 전 대통령 서거 10주기에 참석해 이 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저희에게 남겨진 김 전 대통령의 의미는 세월이 흐를수록 더 커진다”고 강조하며 고인을 기렸다.

이 총리는 김 전 대통령을 ‘위대한 역사’라고 표현하며 “헌정 사상 첫 정권교체도, 분단 사상 첫 남북정상회담도, 민족 사상 첫 노벨상 수상도 모두 대통령이 이뤘다”고 말했다. 이어 “기초생활제도로 대표되는 본격적 복지도, 여성부 신설로 상징되는 양성평등의 제도화도 대통령이 시작했다”며 “IT 강국의 기반도, 한류의 바탕도 대통령이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이 총리는 또 김 전 대통령이 ‘서생적 문제의식’과 ‘상인적 현실감각’의 조화를 통해 대외 정책을 펼쳤다고 평가했다. 최근 한·일 갈등 등을 고려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 총리는 “(김 전 대통령이) 대외 정책에서도 한·미동맹을 중심에 놓고 이웃 나라들과 협력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며 “우리나라도, 세계도 변화하고 있다. 우리도 과거의 우리가 아니고, 이웃 나라들도 과거의 그들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더 깊은 지혜를 요구받고 있다. 김 전 대통령의 ‘조화’와 ‘비례’의 지혜는 더욱 소중해졌다”고 강조했다.

이 총리는 김 전 대통령을 ‘따가운 채찍’이라고 평가했다.

이 총리는 “김 전 대통령은 5차례 죽을 고비를 넘겼다. 그래도 타협하거나 굴복하지 않고 늘 국민의 역사를 생각하며 견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희 같은 후대 정치인들이 얕은 생각으로 내외 문제에 접근할 때마다 김 전 대통령의 오랜 준비와 탄탄한 축적은 채찍처럼 저희를 나무란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이 총리는 “김 전 대통령이 있었다는 것은 우리 민족에게 큰 축복”이라며 “김 전 대통령의 평생의 좌우명인 ‘행동하는 양심’으로 살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김 전 대통령이 유언처럼 준 말대로 ‘인생은 아름답고 역사는 발전한다’고 믿으며 김 전 대통령의 길을 따라가겠다”고 강조했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