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대통령, 광복절 다음날 하루 연가 내고 부산 어머니 찾아

입력 2019-08-18 12:00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24일 경남 양산 덕계성당에서 성탄 전야 미사를 드리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6일 하루 연가를 내고 부산 영도를 찾아 모친 강한옥(92) 여사를 뵌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달 말 휴가를 갈 계획이었지만 일본 수출 보복 국면이 본격화되면서 취소한 바 있다.

18일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지난 15일 충남 천안시 독립기념관에서 열린 74주년 광복절 경축식 행사를 마친 뒤 곧바로 경남 양산 사저로 향했다. 문 대통령은 16일 하루 연차를 냈고 양산에서 휴식을 취하다가 18일 오후 청와대로 복귀할 예정이다. 총 3박4일 간 쉰 셈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24일 경남 양산 덕계성당에서 성탄 전야 미사를 드리고 있다. 청와대 제공

특히 문 대통령 내외는 18일 오전 경남 양산 덕계성당에서 미사를 본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24일 같은 성당에서 성탄전야 미사를 올리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쉬는 동안 부산 영도에 있는 강 여사를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경남 양산 사저에서 묵다가 부산으로 잠시 넘어간 셈이다. 강 여사는 노환 탓에 건강이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16일 청와대에서 가질 예정이었던 ‘퇴임 대법관 훈장 수여식’ 일정은 다시 조율 중”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휴식을 취하는 와중에도 16일 오전 벌어졌던 북한의 단거리 발사체 발사 도발과 관련해선 발사 직후부터 일련의 상황을 모두 보고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7월 말 휴가를 내고 어머니를 뵈러 가려했지만 휴가가 취소되면서 어머니를 만나기 위해 연차를 내고 양산으로 향한 것”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24일 경남 양산 덕계성당에서 성탄 전야 미사를 드리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 대통령은 지난 주말 사저에 머무르며 향후 정국 구상을 고민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6일 앞으로 다가온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연장 여부가 관건이다. 정부는 아직 지소미아 폐기와 관련해 “정해진 바 없다”는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지소미아의 유지든, 파기든 24일 전후 발표 시점에 파괴력이 극대화될 것으로 보인다.

지소미아는 1년 단위로 연장되며 90일 전 어느 쪽이라도 파기 의사를 서면 통보하면 자동 종료된다. 한·일 양국 중 어느 한 쪽이 24일까지 파기 의사를 통보하면 파기된다. 정부는 토요일인 24일을 며칠 앞둔 시점에서 최종 입장을 정리할 것으로 보인다. 지소미아가 파기될 경우 미국이 주도하는 한·미·일 공조체계도 깨질 수 있어 미국의 입장도 주목된다. 문 대통령이 지난 광복절 경축사에서 “일본이 대화의 길로 나온다면 손을 잡을 수 있다”며 유화책을 밝힌 만큼 청와대는 향후 일본의 반응도 예의주시한다는 계획이다.

문 대통령으로서는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통과 여부도 관심이다. 조 후보자를 둘러싸고 ‘남한사회주의노동자동맹’(사노맹) 사건 연루 의혹, 사모펀드 74억원 투자약정 논란, 부인의 부동산 위장매매 의혹, 친동생의 위장이혼과 채무변제 회피 의혹, 위장전입과 종합소득세 수백만원 ‘지각 납부’ 논란 등이 일면서 청와대도 바짝 긴장하는 모습이다.

문 대통령은 오는 22일 오세정 서울대 총장을 비롯한 국립대 총장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한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일본 수출 규제 대응을 위한 장비·부품·소재 국산화 및 국내 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 등에 대해 국립대 총장들의 의견을 들을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서울대가 소재·부품·장비 업체들을 위해 ‘기술자문 특별전담팀’을 꾸리겠다고 발표한 만큼 구체적인 전담팀 운용 방안이 거론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은 지난 8일 오세정 총장과 만나 AI(인공지능) 및 혁신성장과 관련한 논의를 한 바 있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