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윤가은-‘벌새’ 김보라… 두 명의 빛나는 여성감독

입력 2019-08-16 15:29
윤가은 감독의 영화 ‘우리집’

여성 신인감독들이 충무로를 빛내고 있다. 세상을 향한 사려 깊은 시선과 섬세한 연출로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 주목을 받았다. ‘우리집’의 윤가은 감독과 ‘벌새’의 김보라 감독이다.

윤가은 감독은 데뷔작 ‘우리들’(2016)로 뜨겁게 주목받았다. 유년기에 겪는 격렬하고 복잡 미묘한 관계를 사실적으로 그려내 뛰어난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영화는 베를린영화제를 비롯해 청룡영화상, 백상예술대상 등 국내외 30개 이상의 영화제를 휩쓸었다.

3년 만의 차기작 ‘우리집’은 전작과 마찬가지로 아이들의 세계를 담아낸다. 오는 22일 개봉하는 ‘우리집’은 누구나 갖고 있지만 아무도 말하지 않는, 숙제 같은 가족의 문제를 풀기 위해 어른들 대신 직접 나선 동네 삼총사의 빛나는 용기와 찬란한 여정을 담은 작품이다.

윤가은 감독은 “가족 이야기는 언젠가 해보고 싶은 이야기였다”며 “‘우리들’이 어린 친구들이 서로 감정과 상처를 주고받는 이야기였기에, 이번에는 아이들이 각자의 고민을 나누며 함께 힘을 합쳐 무언가를 이뤄내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전했다.

김보라 감독의 영화 ‘벌새’

김보라 감독은 장편 데뷔작 ‘벌새’로 화려한 신고식을 치렀다. 제69회 베를린영화제 제네레이션 14+ 대상,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 넷팩상·관객상, 제18회 트라이베카 영화제 최우수 국제장편영화상·최우수 여우주연상·촬영상, 제45회 시애틀국제영화제 경쟁 대상 등 전 세계 25관왕을 달성했다.

오는 29일 공개되는 ‘벌새’는 김보라 감독의 단편 ‘리코더 시험’을 기반으로 제작된 장편이다. 성수대교가 붕괴된 1994년, 거대한 세계 앞에서 방황하는 중학생 은희가 한문 선생님 영지를 만나 자신만의 방식으로 세상을 마주하는 방법을 찾아간다.

현대사와 밀접하게 연결된 개인의 서사를 담고 있는 ‘벌새’는 열네 살짜리 소녀가 냉혹하고 폭력적인 세계를 마주할 때의 내밀한 감정을 섬세하게 묘사한다. 김보라 감독은 “꽤 오래 준비한 작품인데, 그렇게 포기하지 않을 수 있었던 이유는 사랑이었던 것 같다. ‘벌새’라는 작품을 정말 사랑한다”고 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