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주에는 10호 태풍 크로사로 인해 잠시 누그러졌던 더위가 다시 기승을 부리겠다. 전국이 33도를 넘나드는 더운 날씨가 지속되겠지만 처서(23일)가 지난 이달 말부터는 더위가 서서히 누그러질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16일 “태풍으로 인해 비가 내린데다 중국북동지방에 있는 저기압골의 영향으로 영하 6도가량의 찬 공기가 들어와 기온이 내려갔다”면서 “태풍이 한반도에서 완전히 빠져나가는 다음 주에는 다시 기온이 올라 폭염특보가 전국적으로 발효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당국은 일찌감치 남해안을 중심으로 폭염을 경고한 상황이다. 기상청은 16일 오후부터 경남과 전남에는 폭염주의보를 발령한 상태다. 이후 폭염특보가 동해안 등으로 확대될 수 있다고 봤다. 윤기한 기상청 통보관은 “한반도 전체에 북서풍이 불고 있어 중부지방에는 찬 공기, 남부지방에는 더운 공기가 자리잡게 돼 기온격차가 생겼다”며 “주말 이후에는 비가 오지 않는 지역에는 다시 지열이 달궈지면서 기온이 서서히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덥고 습한 공기를 몰고 온 북태평양고기압은 세력이 조금씩 줄어들고 있는데다 북서쪽에서 선선한 공기가 내려오면서 약해지고 있다. 이달 말부터는 전국적으로 낮 최고기온이 30도 이하인 곳들이 많아지면서 상대적으로 선선한 날씨가 이어지겠다. 다만 아침과 낮 사이의 일교차가 커지면서 여전히 체감적으로 느끼는 더위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윤 통보관은 “8월 말부터는 아침의 선선한 공기와의 격차 때문에 낮 최고기온이 30도를 간신히 넘기는 수준에도 쉽게 더위를 느끼게 된다”며 “여전히 온열질환 등의 대비는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주말인 17일과 18일에는 서울을 포함한 중부지방과 호남 지역을 중심으로 흐리고 소나기가 내리는 곳이 많겠다. 한반도 내륙이 다시 뜨거워지기 시작하고 중국에서 들어온 찬 공기가 뒤섞이면서 비구름을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전남과 경남에는 폭염특보가 유지되면서 열대야도 지속되는 곳이 많겠다. 동해안과 일부 남부 내륙에는 폭염특보가 발표될 가능성이 높겠다.
황윤태 기자 trul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