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南과 다시는 마주앉지 않겠다”는 北…文대통령 경축사 비난

입력 2019-08-16 06:36 수정 2019-08-16 08:47
뉴시스

북한의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이 문재인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를 비난하며 “우리는 남조선 당국자들과 더이상 할 말도 없으며 다시 마주 앉을 생각도 없다”고 16일 밝혔다.

조평통 대변인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남조선당국은 이번 합동군사연습이 끝난 다음 아무런 계산도 없이 계절이 바뀌듯 저절로 대화국면이 찾아오리라고 망상하면서 앞으로의 조미(북미)대화에서 어부지리를 얻어보려고 목을 빼 들고 기웃거리고 있지만 그런 부실한 미련은 미리 접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에 대해서는 “섬나라 족속에게 당하는 수모를 씻기 위한 똑똑한 대책이나 타들어 가는 경제 상황을 타개할 뾰족한 방안도 없이 말재간만 부리었으니 ‘허무한 경축사’ ‘정신구호의 나열’이라는 평가를 받을 만도 하다”고 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15일 열린 제74회 광복절 경축식에서 “남북미 모두 북미 간의 실무협상 조기 개최에 집중해야 할 때”라며 “불만스러운 점이 있다고 하더라도 대화의 판을 깨거나 장벽을 쳐 대화를 어렵게 하는 일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또 “국제사회도 북한이 핵을 포기하면 경제성장을 돕겠다 약속하고 있다”면서 “북한을 일방적으로 돕자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체제 안전을 보장하면서 남북 상호 간 이익이 되도록 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남전담기구인 조평동이 대통령의 경축사가 나온 지 만 하루도 채 지나지 않아 이같은 강도 높은 비난 담화를 발표한 것은 이례적이다. 조평통은 문 대통령을 “정말 보기 드물게 뻔뻔스러운 사람”이라고 원색적으로 비난하며 “버젓이 북남사이의 대화를 운운하는 사람의 사고가 과연 건전한가 하는 것이 의문스러울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한미 연합훈련과 최근 국방부가 발표한 국방중기계획을 잇달아 언급하면서 “명백한 것은 이 모든 것이 우리를 괴멸시키자는데 목적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역사적인 판문점 선언 이행이 교착상태에 빠지고 북남대화의 동력이 상실된 것은 전적으로 남조선 당국자의 자행의 산물이며 자업자득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최근 북한은 단거리 발사체를 잇달아 발사하면서 한미 연합훈련과 우리 군의 신형 군사장비 도입에 대한 불만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북한이 발사체를 쏜 것은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10일까지 총 5차례다. 군 당국은 이 발사체들이 모두 단거리 탄도미사일이라고 추정했지만, 북한은 지난달 31일과 이달 2일에 쏜 발사체는 ‘신형 대구경조종방사포(다연장 로켓)’라고 발표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