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성범죄 엡스타인, 부검서 목 골절 흔적…타살 증거?

입력 2019-08-15 18:26
(왼쪽) 제프리 엡스타인, (오른쪽) 제프리 엡스타인이 수감 중 사망한 뉴욕 메트로폴리탄 교도소 전경. 연합뉴스 제공

미성년자를 상대로 성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수감됐다가 돌연 숨진 채 발견된 미국의 억만장자 제프리 엡스타인의 사망과 관련해 타살 가능성을 보여주는 정황이 드러났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14일(현지시간) 엡스타인의 시신을 부검한 결과 그의 목에서 설골(舌骨)을 포함한 여러 건의 골절이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설골은 두개골을 안전띠처럼 감싼 기다란 목뿔뼈를 일컫는다. 법의학 전문가는 설골의 골절은 목을 매 자살을 한 사람들에게서도 나타나지만, 주로 목이 졸린 타살 희생자들에게서 더 흔하게 나타난다고 밝혔다.

앞서 엡스타인은 2002∼2005년 미성년자 20여명을 상대로 성매매 등을 저지른 혐의로 지난달 6일 체포돼 뉴욕 맨해튼의 메트로폴리탄 교도소에 수감 됐다. 이후 심리를 기다리던 그는 지난 10일 오전 감방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그러나 감시가 삼엄한 미국 연방 교도소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은 쉽지 않기 때문에 그의 사망 배후를 둘러싸고 각종 음모론이 제기됐다. 그는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빌 클린턴 전 대통령 같은 정계 인물은 물론이고 영국 앤드루 왕자,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 일론 머스크 테슬라 회장, 우디 앨런 영화감독까지 전세계 유력 인사들과 친분을 유지해온 것으로 유명하다.

부검을 담당한 뉴욕시의 바버라 샘슨 수석 검시관 측은 현재 부검을 통해 나온 골절 등에 관해서는 따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사망 원인에 대한 공표를 보류한 상태다.

그러나 WP의 보도에 따르면 익명을 요구한 검시 관계자는 엡스타인의 정확한 사망 경위를 파악하기 위해 사망 전 엡스타인의 상태에 대한 추가 정보를 파악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미국검시관협회의 조너선 아덴 회장은 “설골 골절은 다양한 상황에서 발행하지만 목을 매 스스로 목숨을 끊을 때보다 목이 졸린 타살의 경우 더 흔하다”며 “자살자의 시신에 설골 흔적이 있으면 올가미의 위치, 사망자의 나이와 체중 등을 면밀히 살피는 등 더 광범위한 조사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송혜수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