널 뛰는 환율, ‘이벤트’ 때마다 얻어맞는 외환시장

입력 2019-08-14 17:26 수정 2019-08-14 17:52
원·달러 환율 1210원대 회복했지만
대외의존도 높아 ‘원화가치 하락’ 압력 여전
중국 7월 경제지표 악화도 환율 상승 압박
코스피지수는 2000선까지 회복 가능성


원·달러 환율이 4거래일 만에 하락세(원화 가치 상승)를 타며 1210원 초반대를 회복했다. 미·중 무역갈등이 완화되는 흐름을 타면서 그동안 급락했던 원화 가치의 반등을 불러왔다. 하지만 ‘환율 롤러코스터’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대외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의 특성 때문에 매번 ‘외풍’에 휘둘릴 수밖에 없다고 본다. 또 단기적으로 환율 상승(원화 가치 하락) 압력을 여전하다고 진단한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14일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9.5원 내린 1212.7원에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상승 기조가 시작됐던 지난 9일(1210.5원)보단 2.2원 높지만, 4거래일 만에 환율 오름세는 꺾였다. 오후 들어 환율은 소폭 상승세를 타며 ‘널뛰기’ 가능성을 열어뒀다. 미·중 협상무드가 환율 하락을 이끌었다. 미국은 다음 달 1일로 예정된 3000억 달러어치 중국산 수입품 10% 관세 부과를 12월 15일로 연기했다.




전문가들은 단기간에 환율이 급격하게 오르고 내리는 모습을 우려한다. 널뛰기의 원인으로 높은 대외의존도를 지목한다. 최광혁 이베스트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한국은 수출 성적에 따라 경제성장률이 움직이는 국가라 외부 이벤트에 따른 환율 변동폭도 크다”고 지적했다. 소재용 신한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한국 성장기반인 수출 부문에서 회복이 더디다.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도 투자할 이유가 없어지니 원화 약세를 초래한다”고 설명했다.

위안화와의 동조흐름도 원·달러 환율이 들썩이는 이유 중 하나다. 수출 경쟁국인 중국의 위안화 가치에 따라 가격경쟁력 확보 측면에서 원화 가치도 따라 움직이는 것이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원·달러 환율 상승(원화 가치 하락)에 무게를 두고 있다. 미·중 무역갈등 둔화로 잠시 환율이 떨어졌지만 “전쟁은 끝난 게 아니라 잠시 보류”라고 본다. 서정훈 KEB하나은행 연구위원은 “미·중 무역전쟁 이슈가 장기화 되는 한 원화 가치는 계속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최 수석연구원은 “오는 10월에 있을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나 아르헨티나 대선 등 외부 요건을 감안하면 환율은 1230원까지 오를 수 있다”고 예측했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도 “지난달 중국의 경제지표가 시장 예상을 밑돌면서 위안화 약세가 예상된다”며 “원·달러 환율은 10월까지 1200~1220원 사이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봤다.

한편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2.54포인트(0.65%) 오른 1938.37로 마감했다. 코스닥지수는 6.40포인트(1.08%)오른 597.15로 장을 마쳤다. 서상영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미·중 대화 분위기가 증시 회복을 이끌었다”면서 코스피지수가 2000선까지 올라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서 팀장은 “중국 정부가 얼마나 경기 부양정책을 펼치느냐 여부와 미국의 금리 인하 속도에 따라 향후 국내 증시 흐름도 결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지웅 기자 wo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