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14일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를 만나 경제활성화 관련 7개 법안을 건의하고 조속한 국회 처리를 요청했다. 황 대표는 문재인정부 경제정책에 대한 비판 및 규제 완화 측면에 무게를 두고 발언했다.
황 대표는 이날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를 찾아가 박 회장을 비롯한 경제인들과 정책간담회를 했다. 황 대표는 모두발언에서 “위기를 위기로 인식하지 못하는 것이 가장 큰 위기인데 지금 이 정부가 딱 그런 모습”이라며 “그런 점에서 근본적으로 경제정책의 대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현 정부는) 규제 혁신을 해야 하는데 오히려 강화하고 있다. 이러니 시장 우선이 아니라 국가 주도 경제를 하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며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강제 단축, 각종 준조세 인상까지 하고 있다. 어떻게 기업이 살아날 수 있을지 걱정이 태산”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규제를 과감하게 풀어서 우리 경제의 활력이 살아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네거티브 규제 우선 시행을 촉구했다.
또 규제 혁파, 빅데이터 활성화, 최저임금 결정구조 개편, 유연근로제 개편 등을 한국당의 중점 추진 과제로 소개한 뒤 “‘북한과의 평화경제로 일본을 이기자’는 허황된 레토릭(수사)이 아니라 시장의 신뢰를 얻을 수 있는 정책을 제시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회장은 “우리 경제의 장기적이고 구조적인 하향세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일본이 외교적 사안에 대해 경제적 수단으로 대응하고 있어 업계의 우려가 대단히 많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태를 통해 비단 일본뿐 아니라 특정 국가에 지나치게 의존해 온 관행을 바꾸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며 “나아가 우리 산업의 구조개혁을 촉발하는 전화위복의 기회로 살려 나가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박 회장은 “이를 위해 여러 대책이 논의되고 있는데, 법이나 제도 같은 플랫폼을 임팩트 있게 바꾸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 경제계의 생각”이라며 벤처 활성화 관련 법안, 서비스업 발전 관련 법안, 일본 수출규제 관련 법안 등 시급히 처리해야 할 7개의 입법 과제를 건의했다.
그는 “다음 달 정기국회는 20대 국회의 마지막 정기국회로, 입법 시한이 얼마 남지 않아 기업들로서는 상당히 초조한 마음”이라며 “오늘 건의한 내용 중에서 쟁점이 적거나 해소된 법안들에 대해서는 8월 임시국회에서 서둘러 처리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요청했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