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반도체 핵심 소재 수출 규제 조치로 반도체 공급 부족 우려가 커지면 반도체 수출 가격이 오르며 일시적으로 우리나라 경제엔 호재가 될 것이란 전망이 있었다. 그러나 이런 기대는 현실로 나타나지 않았다. 반도체 중 삼성과 SK하이닉스의 주력 생산 품목인 D램 수출 가격이 7월에도 하락해 지난 1년간 반 토막이 났다.
한국은행이 14일 발표한 ‘7월 수출입물가지수’에서 7월 D램 수출물가지수는 63.33(2015년 100 기준)으로 지난해 7월 대비 48.7% 하락했다. 전달에 비해선 12.8% 떨어졌다. D램 수출가격은 지난해 8월부터 하락하기 시작해 12개월 연속 내리막길이다. 올해 1월 하락폭이 -14.9%(전달 대비)까지 커진 후 5월 -0.5%까지 줄이기도 했지만 다시 하락폭이 벌어졌다.
D램, 플래시메모리, 시스템반도체 등을 합친 반도체 전체 수출 물가지수도 7월 75.45로 전년동기대비 34.0% 하락했다. 전달에 비해선 5.9% 떨어졌다. 일본 수출 규제 조치 이후 반도체 현물가격이 일시적으로 상승하기도 했지만, 하락세는 막지 못했다. 아직까지 우리나라 반도체 재고가 충분할뿐더러 글로벌 반도체 수요도 살아나지 않고 있다.
7월 수출입물가 전체를 보면 수출물가는 전월대비 0.2% 하락하고, 수입물가는 전월대비 0.6% 상승했다. 해외에 내다 파는 물건 가격은 떨어졌는데, 사오는 물건 가격은 그에 비해 오르면서 우리나라에 무역 조건이 더 악화된 것이다.
수출물가는 100.56으로 전월대비 0.2% 떨어져 2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올해 7월 수출물가는 석탄 및 석유제품이 상승했으나 컴퓨터, 반도체를 포함한 전자 및 광학기기 하락으로 떨어졌다.
수입물가는 110.00으로 전월대비 0.6% 상승했다. 전달 유가하락으로 일시적으로 하락했지만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원달러 평균 환율은 6월 1175.62원에서 7월 1175.31원으로 전월대비 보합세를 보였다. 이에 따라 원달러 등락 효과를 제외한 수출 물가도 0.2% 하락, 수입 물가 역시 0.6%상승했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