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말라야에서 발견된 시신 두 구가 10년 전 실종된 직지원정대원으로 확인됐다.
직지원정대에 따르면 13일 네팔 포카라 병원을 찾은 박연수 전 직지원정대 대장, 대원 1명, 유족 1명이 발견된 시신 두 구의 신원이 민준영(당시 36세)·박종성(당시 42세) 대원임을 확인했다.
현재 시신 및 유품 간 DNA 조사 등을 진행 중이지만 두 대원임이 확인됐다고 직지원정대 측은 전했다.
시신 두 구는 지난달 23일 네팔 현지 주민에 의해 발견됐다. 시신과 함께 발견된 소지품 중에는 박종성 대원이 등반 도중 친필로 글을 적은 배낭 레인커버가 있었다. 박 대원은 배낭 레인커버에 ‘2009 직지. 히운출리 원정대. 나는 북서벽을 오르길 원한다’는 뜻의 영문 문구를 적었다.
두 대원의 시신을 확인한 박 전 대장 일행은 현지에서 화장 절차까지 마치고 유구를 수습해 돌아올 계획이다. 입국 예정일은 오는 17일이다. 국내에서의 장례식 절차는 추후 논의하기로 했다.
직지원정대는 2006년 충북산악구조대원을 중심으로 해외원정등반을 통해 현존하는 금속활자 인쇄본 중 가장 오래된 직지를 전 세계에 알리고자 결성한 등반대다. 고 민준영·박종성 대원은 2009년 9월 직지원정대의 일원으로 히운출리 북벽의 신루트인 ‘직지 루트’ 개척에 나섰다가 그달 25일 오전 5시30분 해발 5400m 지점에서 베이스캠프와 마지막으로 교신한 뒤 실종됐다.
이들은 실종 1년여 전인 2008년 6월 히말라야 6235m급 무명봉에 올라 히말라야에서는 유일하게 한글 이름을 가진 ‘직지봉’을 탄생시키기도 했다. 파키스탄 정부는 같은 해 7월 27일 이 봉우리의 이름을 직지봉으로 승인했다.
박세원 기자 o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