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모스크바에서 공정선거를 촉구하는 시위가 이어지는 가운데 경찰이 시위에 나선 여성의 배를 심하게 때리는 영상이 공개돼 시민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모스크바타임스는 12일(현지시간) 경찰 폭행 영상이 SNS에서 유포되자 러시아 내무부가 즉각 수사해 해당 경찰에게 징계를 내리겠다고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문제가 된 영상은 유튜브, 트위터 등을 통해 빠르게 퍼지나가고 있다.
이 영상에는 검정 진압복을 입은 경찰 너덧 명이 젊은 여성을 끌고 가는 모습이 담겨 있다. 여성의 오른쪽 팔짱을 낀 채 앞서가던 한 경찰은 땅에 떨어진 곤봉을 줍기 위해 몸을 낮추려고 시도했다. 하지만 여성이 반항하며 몸을 젖히자 뜻대로 움직일 수가 없었다.
이에 경찰은 여성의 배를 주먹으로 때린 후 여성이 몸을 가누지 못하자 땅에 떨어진 곤봉을 집어 들고 경찰버스에 여성을 태웠다. 이 여성은 이후 경찰서로 연행된 뒤 경고를 받고 석방됐다.
영상의 주인공인 다리아 소스노프스카야(26)는 러시아 대안매체 메디아조나와의 인터뷰에서 “시위에 나선 장애인을 체포하려는 경찰들에게 항의하다 이런 일이 벌어졌다”고 말했다.
또 “경찰에게 맞은 뒤 굉장히 불쾌했으며 사지에 경련이 일어났고 숨을 쉴 수가 없었다”라 덧붙였다.
러시아 내무부는 “죄를 지은 사람은 그에 맞는 책임을 져야 한다”며 이번 사건에 대한 내부적인 조사에 돌입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모스크바에서는 시의회 선거에 출마하는 야권 인사들의 후보 등록을 선거권리위원회가 거부한 것에 반발하는 시민들이 한 달째 주말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10일에는 약 6만명이 시위에 참여한 것으로 추정됐다. 이날 시위는 2011년 이후 러시아에서 열린 가장 큰 규모의 정치 집회로 불린다.
황선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