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전집 출판 기념회에 모인 DJ 적자들, “인생 집대성한 역사적인 기록물” 한 목소리

입력 2019-08-13 17:51 수정 2019-08-13 18:21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10주기를 앞두고 열린 ‘김대중전집’ 출판 기념회에 DJ 적통을 자처하는 정치권 인사들이 한데 모였다. 문희상 국회의장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삶은 진정한 용서와 화해였다”고 추억했고,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정책에 대해 그렇게 치열한 사람을 본 적이 없다”고 했다.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는 “외교는 명줄이다. 정책은 실패해도 되돌릴 수 있지만 외교는 안 된다”던 김 전 대통령의 말을 회고했다.

연세대학교 김대중도서관과 김대중평화센터는 13일 서울 마포구 김대중도서관에서 김대중전집 30권 완간 출판기념회를 개최했다. 이날 기념회에는 문희상 의장과 이해찬·정동영 대표를 비롯해 박원순 서울시장, 유시민 노무현 재단 이사장 등이 참석했다.

문 의장은 축사를 통해 “김대중 전 대통령은 늘 국민이 나의 삶의 이유라고 설명했다”며 “위대한 지도자였다고 생각한다. 민주주의와 인권, 한반도와 세계 평화, 국민통합, 열정적인 삶, 아름다운 인생이었다”고 말했다. 1만7500여 페이지에 이르는 김대중전집에 대해서는 “삶과 인생을 집대성한 역사적인 기록물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함께 축사에 나선 이 대표는 “고인은 저에게 정치적 스승이었다. 공직을 맡으면서 고인이 말했던 서생의 문제인식과 상인의 현실감각을 잊은 적 없다”고 했다. 이어 일본의 식민 지배 사과를 이끌어냈던 1988년의 ‘김대중-오부치 공동선언’을 언급하며 “그때까지만 해도 분위기가 좋았지만 지금은 상황이 그렇지 않다. 최악의 일본 총리를 만난 것 같다”며 “상황을 지혜롭게 헤쳐나가야하는데 녹록치 않다. 지혜를 모아 난국을 헤쳐나가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정 대표도 “김대중 전 대통령은 한반도의 지정학적 제약에 불구하고도 끌려다니는게 아니라 이끌었다”며 “북한을 햇볕정책으로 이끌었고, 한일은 오부치로 이끌었고, 한미도 클린턴과 부시를 설득했다”고 전했다.

김용학 연세대 총장은 김대중전집이 가지는 역사적 의미를 강조했다. 김 총장은 “한국 근대사 연구의 질적 심화에 있어서 큰 역할을 할 것”이라며 “1948년에서 2009년까지 정당사·선거사·경제사·사회사·민주주의·남북관계를 볼 수 있다”고 했다.

한일 우호의 길 기고문.김대중도서관 제공

이날 김대중도서관측은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김 전 대통령의 기록물을 공개하기도 했다. 도서관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김대중전집 30권에 포함된 언론 기고문, 메모, ‘옥중서신’ 일본어판 서문 등을 공개했다.

도서관 공개한 기고문 중에는 김 전 대통령이 청년시절이던 1953년 10월2일 언론에 ‘한일 우호의 길’이라는 제목의 기고문도 포함됐다. 김 전 대통령은 기고문에 ‘태평양반공동맹에 있어서도 같이 중추적 역할을 해야 할 한일 양국의 반목 대립은 아주(亞洲) 반공세력의 강화는 물론 전기(前記) 반공동맹의 추진에도 치명적 지장을 초래할 것’이라고 썼다. 이어 “우리는 단호히 일본의 옳지 못한 태도의 시정을 얻음으로써만이 진실로 영원한 양국 친선의 튼튼한 기초를 닦을 수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재현 기자 j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