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테니스 ‘빅4’로 군림했던 앤디 머레이(32·영국·324위)가 부상 이후 7개월 만에 전격 복귀한 단식 경기에서 패배했다.
머레이는 13일(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에서 열린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웨스턴&서던 오픈 단식 1회전에서 리샤르 가스케(33·프랑스·56위)에게 0대 2(4-6 4-6)로 완패했다.
이번 대회는 머레이가 올해 1월 호주오픈 이후 7개월 만에 치르는 정규 대회 단식 경기였다. 머레이는 호주오픈을 마친 뒤 고질적 부상에 시달리던 고관절 수술을 받고 지난 6월 코트로 돌아왔지만 복식 경기에만 출전해 왔다.
복귀전이었던 ATP 투어 피버트리 챔피언십에서 펠리시아노 로페스와 함께 남자 복식 우승을 차지한 머레이는 지난달 초 열린 윔블던에서는 남자 복식과 혼합 복식에 동시에 출전했다. 하지만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 피에르위그 에르베르와 나선 남자복식에선 2라운드 진출에 머물렀고, 세레나 윌리엄스와 함께 출전한 혼합 복식에선 3라운드(16강) 진출에 만족해야 했다.
7개월 만의 단식 경기에서 머레이는 첫 서브 게임을 내주고 0-2로 끌려가다가 연달아 3게임을 따내 3-2로 앞섰다. 그러나 뒷심 부족으로 다시 내리 3게임을 내주며 1세트를 가스케에 내줬다. 2세트에서는 첫 서브 게임을 브레이크 당한 후 이를 만회하지 못하고 1시간37분 만에 탈락했다.
2016년 세계랭킹 1위까지 오른 머레이는 메이저 대회에서도 세 차례 우승하는 등 로저 페더러(38·3위), 라파엘 나달(33·2위), 노박 조코비치(32·1위)와 함께 빅4로 군림해 왔다. 하지만 수술 이후 제 기량을 다 발휘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최근 단식 승리도 지난 1월 1일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브리즈번 인터내셔널에서 제임스 더크워스(27·131위)를 상대로 거둔 32강전 승리다.
머레이는 이날 경기를 마치고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인 US오픈 단식에 출전하지 않고 남자 복식과 혼합 복식에만 출전한다고 선언했다. 머레이는 다음주 윈스턴-살렘 오픈 등 ATP 투어 대회에 출전하며 단식에 대한 적응력을 서서히 높여간다는 계획이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