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순사 처단한 이봉구 선생 등 178명 독립유공자 포상

입력 2019-08-13 15:53
1921년 4월에 작성된 경성지방법원 판결문. 독립만세운동에 참가했던 이봉구 선생에게 보안법 위반, 소요·살인 혐의로 징역 12년형을 선고한 기록이 있다. 국가보훈처 제공

일제에 항거해 일본인 순사를 처단했던 이봉구(1897∼미상) 선생에게 건국훈장 독립장이 추서된다. 광주학생운동의 도화선이 됐던 ‘댕기머리 여학생’ 박기옥(1913∼1947) 선생에게는 대통령 표창이 추서된다.

국가보훈처는 오는 15일 제74주년 광복절을 맞아 이들을 포함해 178명을 독립유공자로 포상한다고 13일 밝혔다. 서울 순화동의 한 여관에서 일하던 이봉구 선생은 1919년 4월 독립만세운동에 참가해 경기도 화성시의 한 경관주재소에서 일본인 순사를 처단했다. 21년 1월 체포돼 보안법 위반과 살인 등 혐의로 징역 12년을 선고받았다.

박기옥 선생이 29년 10월 전남 나주에서 기차를 타고 광주 여자고등보통학교(현 전남여고)로 통학하던 중 일본인 학생들에게 희롱당한 사건은 광주학생운동의 불을 댕겼다. 이후 전국 194개 학교에서 독립운동이 전개됐다. 박 선생은 30년 1월 시험거부 백지동맹 등 학내 항일시위에 참여했다가 퇴학을 당했다.

또 31년 항일비밀결사에 참여했다가 옥고를 치른 김한정 선생에게는 건국훈장 애국장, 20년 프랑스에서 독립운동자금을 임시정부에 전달하는 역할을 했던 홍재하 선생에게는 건국훈장 애족장이 추서된다.

이번에 포상되는 독립유공자는 건국훈장 49명, 건국포장 28명, 대통령표창 101명이다. 생존한 애국지사는 이번에 대통령 표창을 받는 백운호(89) 선생 1명이다. 백 선생은 항일비밀결사 활동을 한 뒤 42년 일본 경찰에 체포돼 고초를 겪었다. 훈·포장과 대통령표창은 광복절 중앙기념식이 열리는 충남 천안 독립기념관과 지방자치단체에서 여는 기념식장에서 수여된다. 이번 포상을 포함해 독립유공자 포상을 받은 사람은 1만5689명이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