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치 트리엔날레 2019’ 기획전의 실행위원회가 최근 우익세력의 반대와 협박으로 중단된 ‘표현의 부자유-그 후’ 전시를 재개해달라는 요청서를 보냈다. 평화의 소녀상을 포함한 ‘표현의 부자유’ 전시 중단 결정을 내린 아이치현 지사에게 직접 공문을 보내 요청했다.
아사히신문 인터넷판에 따르면 기획전 실행위는 트리엔날레 실행위원장을 맡고 있는 오무라 히데아키(大村秀章) 아이치현 지사에게 12일 전시 재개 협의를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다. 앞서 실행위는 지난 6일 오무라 지사에게 ‘기획전을 중단시킨 이유’를 공개 질의하기도 했다.
실행위는 이번 공문에 ‘전시 재개 계획을 위한 협의의 장을 마련해달라’는 요구를 담았다. 지난 답변 내용에 전시 재개 계획이 포함돼있지 않았던 탓이다.
지난번 공개 질의를 받았던 오무라 지사는 지난 10일 답변서에서 “테러를 예고하고 협박하는 전화가 사무국에 다수 접수됐다”며 긴급 대응 조치를 취한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 답변서에 전시 재개 계획은 담겨있지 않았다는 게 실행위의 설명이다.
실행위는 전시 재개 계획을 위한 협의의 장을 마련하면서 전시 재개를 위한 안전 확보 대책도 강구할 것을 촉구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요청서에 대한 답변은 오는 16일까지 문서로 줄 것을 요구했다.
한편 지난 1일 아이치(愛知)현 나고야(名古屋)에서 개막한 일본 최대 규모 국제예술제인 ‘아이치 트리엔날레 2019’는 ‘표현의 부자유-그 후’를 주제로 한 기획전이 주목을 받았다. 위안부 피해자를 표현한 ‘평화의 소녀상’과 쇼와(昭和·1926∼1989) 일왕 초상(肖像)이 불타는 영상 등 다른 미술전에서 논란이 돼 철거된 작품 20여점이 출품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주최 측은 이들 작품의 전시에 우익세력이 테러 위협을 하고 나서는 등 반발이 거세자 개막 3일만에 기획전을 중단했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