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승리에 도취…방향성 상실’ 과욕보단 근성야구 초심 찾을때

입력 2019-08-12 12:15 수정 2019-08-12 13:20

롯데 자이언츠는 지난달 19일 양상문 전임 감독을 내보내고, 공필성 감독 대행 체제를 출범시켰다.

공 대행은 롯데 지휘봉을 맡아 후반기 13경기를 치렀다. 6승7패로 리그 공동 6위다. 승률 0.462이니 겉으로는 나빠보이지 않는다.

롯데의 후반기 팀타율은 0.260으로 리그 6위를 기록했다. 116개 안타도 리그 6위였다. 특히 11개의 팀홈런은 리그 전체 공동 2위를 기록했다. 59득점은 7위였다.

팀평균자책점은 4.82로 리그 8위였다. 68실점으로 리그 7위를 했다. 볼넷은 38개를 내줘 최소 4위였다. 피출루율은 0.334로 리그 6위였다. 분명히 전반기보다는 공수지표 모두 좋아진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반드시 짚어야 할 게 있다. 롯데는 후반기 들어 4연패 뒤 4연승, 1패 뒤 2연승, 그리고 2연패를 했다.

가장 좋지 못했던 게 5위 NC 다이노스와의 2연전이었다. 만약 2연승을 거뒀다면 5위와의 간격을 대폭 좁힐 수 있었다. 결과는 2연패였다.

그러면서 롯데는 107게임을 치러 40승2무65패, 승률 0.381을 기록하고 있다. 5위 NC와는 12.5경기 차이로 벌어졌다. 꼴찌 한화 이글스와는 1.5경기 차이로 좁혀졌다.

무엇이 흐름을 나쁘게 했을까. 9일 경기에선 실책성 플레이가 말 그대로 쏟아졌다. 그것도 2회말 집중적으로 말이다. 중견수 정
훈의 타구 방향 판단 미스, 포수 안중열의 희생번트 안일한 처리, 그리고 강로한과 김동한의 느슨한 병살 처리 과정까지 연결되면서 대량 실점했다.

10일 경기에선 실책성이 아닌 실제 실책이 쏟아지며 경기를 망쳤다. 그리고 경기가 뒤로 갈수록 선수들의 움직임은 말 그대로 무뎌졌다. 승리에 대한 갈증을 느낄 수가 없었다. 포기한 듯한 모습이 곳곳에서 연출됐다.

여러가지 분석이 가능하지만, 공 대행의 선수 기용에 대한 문제점도 분명히 존재한다. 9일 경기에선 수비 능력이 떨어지는 정훈을, 10일 경기에서도 아직 무르익지 않은 고승민을 투입하는 게 맞는지는 다시 고민해야 한다. 9일 경기에서 좌투수에 약하다는 이유로 좌타자들을 대거 뺐다. 공격력 배가도 중요하지만, 야구는 수비에서 출발한다는 원칙을 잃어버렸다. 베테랑 우대인지 리빌딩인지 방향성을 알 수 없는 타순만이 이틀 동안 존재했다. 과욕으로 다가온다.

이로써 롯데는 4연승 뒤 또 2연승을 하며 작은 성취를 이뤄냈다. 그러나 모든 것을 원점으로 돌려버렸다. 욕심을 내기보다는 하나하나씩 약점을 채워 나가는 게 중요한 시점이다.

물론 가을야구가 쉽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남은 37경기에서 31승6패를 해야 5할 승률을 맞출 수 있다. 승률 0.838이 필요하다.

롯데가 가을 야구를 하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러나 포기를 해서는 안 된다. 시즌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근성 야구를 보여줘야 롯데팬들의 발길을 되돌릴 수 있다. 과욕을 부리기보다는 전반기 잃어버렸던 롯데의 색깔을 찾아나가는 후반기가 되어야 할 것이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