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는 업계 최고 속도를 구현하는 ‘HBM2E’ D램 개발에 성공했다고 12일 밝혔다. HBM2E는 기존 D램보다 데이터 처리 속도를 혁신적으로 끌어올린 HBM D램의 차세대 제품으로, 이전 규격인 HBM2 대비 처리 속도를 50% 높였다. 현재 DDR5 D램보다는 11배 빠르다.
SK하이닉스가 개발한 HBM2E는 3.6기가비트(Gbit/s) 처리 속도를 구현할 수 있어 1024개의 정보출입구(I/O)를 통해 초당 460GB의 데이터 처리가 가능하다. 이는 풀HD급 영화(3.7GB) 124편 분량의 데이터를 1초에 처리할 수 있는 수준이다. 용량은 단일 (Through Silicon Via) 제품 기준으로 16Gb 칩 8개를 TSV 기술로 수직 연결해 16GB를 구현했다. TSV는 D램 칩에 수천 개의 미세한 구멍을 뚫어 상층과 하층 칩의 구멍을 수직으로 관통하는 전극으로 연결하는 기술이다. 일반적으로 기존에 사용되던 패키지 방식들보다 크기는 30% 이상, 전력 소모는 50% 이상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
HBM2 규격 D램은 현재 일부 고성능 그래픽 카드에 사용되지만 PC, 모바일 기기 등에서는 도입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일반 D램보다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향후 사용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SK하이닉스는 HBM2E가 초고속 특성이 필요한 고성능 GPU를 비롯해 머신러닝과 슈퍼컴퓨터, 인공지능(AI) 등 4차산업 기반 시스템에 적합한 고사양 메모리 솔루션이라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 HBM사업전략 전준현 담당은 “SK하이닉스는 2013년 세계 최초로 HBM D램을 출시한 이후 지금까지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시장을 선도해왔다”며 “HBM2E 시장이 열리는 2020년부터 본격 양산을 개시해 프리미엄 메모리 시장에서의 리더십을 지속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