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레끼마’ 中남부 강타하고 산둥성 진입…32명 사망·16명 실종

입력 2019-08-12 00:54
저장성 저우산시에서 어린이 안고 나오는 구조대원들 [신화=연합뉴스]

제9호 태풍 레끼마가 중국 동남부의 저장(浙江)성 일대를 지나면서 48명이 숨지고 실종됐다. 레끼마는 저장성에 이어 장쑤성까지 지나면서 열대폭풍으로 약화했고, 한반도에서 가까운 산둥성에 진입한 상태다.

11일 중국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30분(이하 현지시간) 현재 레끼마로 인해 저장성에서만 32명이 사망했고 16명이 실종됐다. 레끼마가 몰고 온 강한 비에 융자(永嘉)현, 린하이(臨海)시 등지에서 산사태와 홍수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인명 피해가 더욱 커졌다.

일부 지역에서는 지난 24시간 동안 최대 300㎜가 넘는 폭우가 쏟아졌다. 특히 융자현의 언덕 마을인 산자오(山早)촌에서는 산사태로 흙더미가 주택가를 덮치면서 23명이 사망하고 9명이 실종됐다. 이 마을의 주택 다수가 구조가 약한 단층 목조 주택이어서 산사태 피해가 컸다.

저장성 융자현 산사태 현장서실종자 찾는 구조대원들 [EPA=연합뉴스]

재산 피해도 속출했다. 이날 오후 5시를 기준으로 저장성, 상하이 직할시, 장쑤성, 안후이성, 산둥성, 푸젠성에서 651만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145만명은 체육관 등 안전한 곳으로 긴급 대피했다.

3500여채의 집이 완전히 무너졌고 3만5000채의 집이 부서지는 피해도 발생했다. 곳곳에서 불어난 물이 제방을 넘어 저장성 린하이시 등 여러 곳의 시가지에 최대 1∼2m 높이까지 물이 차올랐고, 농경지 26만ha가 잠겼다.

저장성 원링시의 무너진 건물에 깔린 자동차들 [로이터=연합뉴스]

태풍이 지나간 저장성 곳곳에서는 큰 나무가 곳곳에서 뿌리째 뽑혀있었다. 또 물에 떠다니다가 이리저리 부딪쳐 뒤집힌 자동차들이 거리에 나뒹굴어 마치 폭격을 맞은 듯한 모습이었다.

중국 중앙기상대에 따르면 레끼마는 저장성, 장쑤성을 거쳐 잠시 바다로 나갔다가 오후 8시50분 산둥성 칭다오(靑島)시에 재상륙해 북상 중이다. 전날 새벽 저장성에 상륙해 땅과 마찰하면서 상당한 에너지를 방출한 레끼마는 강(强)열대폭풍에서 열대폭풍급으로 약화했다. 초속 52m에 달했던 최대 풍속도 초속 23m 수준으로 다소 약화했다.

하지만 레끼마는 중국 동부 연안 지역을 따라 북상하면서 계속 강한 바람과 함께 많은 비를 뿌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중국 중앙기상대는 여전히 태풍 황색경보 발령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레끼마는 향후 산둥반도를 관통해 보하이만 해상에서 열대 저기압으로 변해 소멸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중앙기상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12일 오후 2시까지 24시간 동안 산둥성, 톈진직할시, 랴오닝성 등 보하이만 일대 지역에 최대 230㎜의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했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