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일본 정부의 수출 규제 품목인 포토레지스트 대체 조달 루트를 벨기에 업체를 통해 확보했다는 일본 언론 보도에 대해 출처로 인용된 국내 전문가가 부인했다.
11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한국반도체디스플레이기술학회장을 맡고 있는 박재근 한양대 교수는 “닛케이 기자와 통화하거나 만난 적이 없는데 내 말을 인용해 삼성전자가 포토레지스트(감광액) 공급원으로 벨기에 업체를 확보한 것처럼 기사가 나갔다”면서 “완전한 오보”라고 반박했다.
박 교수는 “지난 9일 오후 회의 중 비서를 통해 닛케이 기자가 다른 언론에 난 기사와 관련해 문의하고 싶다는 얘기를 듣고 해당 언론사에 직접 물어보라고 한 것이 전부”라며 “그런데 내가 말한 것처럼 문제의 기사가 작성됐다”고 설명했다.
해당 기사는 ‘닛케이 아시안 리뷰’가 10일 인터넷판에 올린 ‘삼성, 일본 정부 수출 통제 맞서 벨기에서 핵심 칩 공급원 확보’(Samsung secures key chip supply in Belgium as Tokyo curbs exports)라는 제목의 기사다. 닛케이 아시안 리뷰는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발행하는 영어판 비즈니스 잡지다.
매체는 기사에서 박 교수를 인용해 “삼성전자가 벨기에에 소재한 한 업체에서 포토레지스트를 조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닛케이 기사는 삼성전자가 최첨단 칩 제조 공정에서 실리콘 웨이퍼에 회로 패턴을 저장하는 데 사용하는 포토레지스트를 6~10개월 단위 물량으로 구입하고 있다고 밝혔다. 매체는 박 교수가 벨기에 공급업체 이름을 공개하지 않았으나 일본 기업 JSR와 벨기에 연구센터 IMEC가 2016년 설립한 합작법인 EUV레지스트일 것으로 추정했다.
포토레지스트는 일본 경제산업성(경산성)이 지난달 4일부터 한국에 대한 1차 수출규제를 가한 이후 규제 대상이 된 3개 가운데 지난 8일 첫 번째로 허가가 나온 품목이다.
더불어 모 매체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 기사를 11일자 일본어판 지면에 게재하고 ‘자세한 내용은 닛케이 아시안 리뷰 기사를 참고하라’는 설명을 붙였다.
박 교수는 “닛케이가 거론한 내용은 사실 여부를 떠나 기업의 영업 비밀에 해당할 수 있다”면서 업계 사정을 잘 아는 자신이 그런 말을 절대로 할 수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닛케이 측에 오보를 정정해 달라고 공식 요청했다”고 말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박재근 한양대 교수 “삼성 ‘대체조달 루트’ 확보 보도 오보”
입력 2019-08-11 23: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