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출전권을 따내기 위한 FC 서울(3위)과 강원 FC(4위)의 맞대결이 득점 없는 무승부로 다소 싱겁게 종료됐다.
강원은 1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서울과의 K리그1 25라운드 경기에서 0대 0으로 비겼다.
강원으로선 다음 시즌 ACL 출전권 획득 경쟁에서 서울을 쫓기 위해 이번 경기 승리가 필요했다. ACL 출전권은 K리그1 상위 3팀과 FA컵 우승팀에게만 주어진다. FA컵에서 조기 탈락한 강원은 K리그1에서도 경기 전까지 승점 38점으로 45점이었던 서울에 7점 뒤졌다. 승리했다면 이를 4점차까지 좁힐 수 있었지만 결국 서울의 노련한 수비와 경기 운영에 강원은 승점차를 줄이지 못했다.
최근 10경기에서 5승 4무 1패를 기록한 ‘병수볼’의 진가는 이번 경기에서도 드러났다. 강원은 올 시즌 경기당 평균 볼 점유율 1위(31분45초), 경기당 평균 패스 횟수 및 성공률 1위(550회·85%), 전방 패스 횟수 및 성공률 1위(385회·80%)를 기록하는 등 경기를 지배하고 패스로 풀어가는 공격축구를 펼치고 있다. 이날도 강원은 60%(36분17초)의 점유율과 세밀한 패스로 서울을 압박했다.
6개의 슈팅 중 유효슛 1개에 그치는 등 마침표를 찍어주지 못한 공격진의 집중력이 아쉬웠다. 전반 42분 조재완의 크로스를 김지현이 내준 후 이를 강지훈이 마무리했지만 슛은 골포스트를 빗나갔다. 후반 2분엔 김지현의 오른발 슛이, 후반 11분엔 한국영의 스루패스를 이어받은 정조국의 강력한 슈팅이 골문을 벗어났다. 정조국은 후반 38분에도 문전에서 드리블 후 두 번의 슈팅을 시도했지만 모두 유상훈 골키퍼에게 막혔다.
최근 3경기에서 8점이나 허용한 서울의 수비력이 도리어 돋보였다. 3-5-2 포메이션으로 나선 서울은 전반부터 3백뿐 아니라 좌우 윙백을 맡은 고요한과 윤종규까지 후방으로 내려오며 강원의 공간을 철저히 막았다. 서울의 짠물 수비에 강원은 전반 내내 유효슈팅을 하나도 기록하지 못했다.
후반엔 수비 라인을 보다 끌어올린 서울의 반격이 시작됐다. 수비라인부터 시작되는 강원의 빌드업 과정을 전방부터 압박했다. 후반 29분 부상에서 복귀한 페시치를 넣고 후반 33분엔 김한길을 투입하는 등 공격적인 교체도 감행했다. 결국 김한길이 투입 직후 페널티 박스 부근에서 김오규의 공을 뺏어 골키퍼를 제친 뒤 골망을 흔들었다. 하지만 VAR 결과 공을 뺏는 과정에서 푸싱 파울이 인정돼 득점이 취소됐다.
양팀은 결국 승점 1점씩 나눠 갖는 데 만족해야 했다. 서울은 46점으로 이날 포항 스틸러스를 2대 1로 누른 2위 전북 현대에 승점 7점차로 뒤진 3위를 유지했다. 강원은 39점으로 3위 서울에 7점차를 유지했고, 이번 라운드에서 최하위 제주 유나이티드를 4대 1로 누른 5위 상주 상무와의 승점차는 4점으로 좁혀졌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