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대 “美 반대에 주미대사 내정자 교체됐다면 워싱턴 외교농단”

입력 2019-08-11 21:27

김종대(사진) 정의당 의원은 차기 주미대사 내정자가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에서 이수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으로 바뀌었다는 설에 대해 “(미국의 반대로 바뀐 것이) 사실이라면 워싱턴의 외교농단”이라고 11일 주장했다.

김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통해 “미국 반대 때문에 주미대사 내정자를 교체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온 것은 참으로 망연자실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워싱턴포스트(WP)의 존 허드슨 기자는 트윗에 ‘(내정자 교체는) 문 특보로의 대사 내정에 대한 워싱턴의 비공식적 반대 후에 이뤄졌다’고 했다”며 “이 말이 사실이라면 도대체 워싱턴의 누가 이런 외교농단을 했는지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것은 마치 기업체 사장이 노동조합에 ‘노조위원장을 바꾸라’고 말하는 것과 같고, 여당 대표가 야당에 ‘당 대표를 바꾸라’고 말한 것과 같다”고도 했다. 또 “허드슨 기자는 같은 날 추신으로 ‘트럼프는 누가 자신의 친구인지 모르는 것 같다’며 대사 내정자 교체에 비판적 관점을 피력했다”며 “이는 (미국 정부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정책을 가장 지지한 사람이 문 특보인 것을 모르고 주변 이야기를 들었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대사를 교체한 정부도 이상하지만, 더 어처구니없는 일은 ‘미국이 반대하니 문 특보는 특보 자리에서도 물러나라’고 하는 보수 야당의 정치인들”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정부가 애초 문 특보를 내정한 이유는 최근 미국이 방위비 분담금 인상과 중거리 미사일 한국 배치 추진 등 감당할 수 없는 요구를 해 이에 맞설 강한 외교력이 필요했기 때문”이라며 “미국에서 문 특보를 ‘반미(反美)’라고 하는 인사를 본 적 없다”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정작 우리 내부에서 (문 특보를) 반미주의자로 낙인찍는 이데올로그(공론가)들이 설친다”며 “여기에 정부가 끌려다니면 주변 강국 눈치나 보는 신세로 전락한다”고 주장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문정인, 이수혁 두 분은 복수로 검토가 됐었다”고 밝힌 바 있다. 문 특보는 자신이 주미대사직을 고사했다고 스스로 밝혔지만, 고사 시점 등은 확인되지 않았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