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에게 성적 취향 물어본 美 중학교 교사에 비난 쏟아져

입력 2019-08-12 00:20
알바라도가 학생들에게 유인물을 나누어줬다. 이 유인물에는 '자신이 어느 성에 매력을 느끼는지' '자신의 성적 정체성은 무엇인지' 등에 대한 질문이 담겨 있다. The Modesto Bee 캡쳐

미국의 한 중학교 교사가 과학수업 시간에 ‘어느 성에 끌리는가’ ‘자신의 성적 정체성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등의 질문이 담긴 유인물을 학생들에게 나눠줘 논란이 됐다.

미국 캘리포니아 지역신문인 ‘모데스토 비(The Modesto Bee)’는 “데네어 중학교 교사 루이스 다빌라 알바라도가 7일 서로를 알아가기 위해 성적 정체성을 묻는 유인물을 나눠줬다가 학부모들의 비난에 직면했다”고 지난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알바라도는 개학 첫날 성적 정체성, 성적으로 매력을 느끼는 성별, 감정적으로 이끌리는 성별 등 성교육에서 다룰 법한 질문이 적혀있는 유인물을 약 50명의 학생들에게 나눠주었다.

하지만 알바라도는 학생들로부터 답을 얻지 못했다. 이날 교내를 돌아다니던 교장이 유인물을 발견하고 배포를 중단시킨 것이다.

테리 메츠거 데너어 교육감은 신문 인터뷰에서 “아만다 실바 교장이 2학기 시작 첫 날에 학교를 방문했고 유인물을 보았다. 교장은 즉시 배포를 중단하라고 교사에게 지시했다”고 말했다.

알바라도는 사전에 유인물 배포를 허락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교장이 유인물 배포 중단을 지시한 이유는 알바라도가 과학 시간에 성교육을 했고 내용도 적절치 않았기 때문이었다. 베츠거 교육감은 “교장은 유인물이 잘못된 이유를 알바라도에게 설명했다”며 “성 정체성은 과학 수업 시간에는 다루는 주제가 아니다. 보건 시간 커리큘럼에서 다루어야 한다”고 얘기했다.

베츠거 교육감은 알바라도가 유인물을 나누어준 이유에 대해서는 “학생들이 자신이 ‘Mr’ 대신 ‘Mx’를 쓰는 이유를 이해하기 바라며 유인물을 나눠줬다”고 전했다. ‘Mx’는 ‘Mr’와 ‘Ms’를 대체하는 성중립적인 존칭이다.

알바라도에게 유인물을 받은 한 학생은 이날 저녁 페이스북에 “교사가 트렌스젠더라 평소 학생들에게 질문이 많았다”며 “그는 이 유인물이 유익하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는 글을 올렸다.

일부 학부모들은 “선생님이 아이들과 성적 매력을 논할 일이 없다”며 학교에 항의했다. 한 학부모는 “교사의 성정체성과 교사의 결정에는 관심이 없다”며 “하지만 교사가 교실에서 가르치고 있는 과목과 관련이 없는 질문들을 자식들에게 던질 권리를 갖고 있지 않다”고 비판했다.

학교는 알바라도의 징계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박준규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