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대 정의당 의원이 ‘미국이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를 반대해서 차기 주미대사에 이수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내정됐다’는 일부 주장에 대해 “사실이라면 워싱턴의 외교농단”이라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11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옛날 냉전시대에 미국이 한국군 장성 인사에 이래라, 저래라 했다는 이야기는 들어봤지만 미국이 이미 내정된 주미 한국대사를 된다, 안된다고 했다는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없다”며 “미국 반대 때문에 주미대사 내정자를 교체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온 것은 참으로 망연자실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워싱턴포스트(WP)의 존 허드슨 기자는 트윗에 ‘(내정자 교체는) 문 특보로의 대사 내정에 대한 워싱턴의 비공식적 반대 후에 이뤄졌다’고 했다”며 “이 말이 사실이라면 도대체 워싱턴의 누가 이런 외교농단을 했는지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것은 마치 기업체 사장이 노동조합에 ‘노조위원장을 바꾸라’고 말하는 것과 같고, 여당 대표가 야당에 ‘당 대표를 바꾸라’고 말한 것과 같다”고 역설했다.
이어 “허드슨 기자는 같은 날(9일) 추신으로 ‘트럼프는 누가 자신의 친구인지 모르는 것 같다’며 대사 내정자 교체에 비판적 관점을 피력했다”며 “지금까지 트럼프의 대북정책을 가장 지지한 사람이 문 특보인 것을 (미국 정부가) 모르고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었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여기서 지칭한 주변 사람들은 “일본 정부에는 한없이 너그러우면서 북한에는 강경한 일명 ‘재팬 핸들러’(japan handler)들”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김 의원은 “대사를 교체한 정부도 이상하지만 더 어처구니없는 일은 ‘미국이 반대하니 문 특보는 특보 자리에서도 물러나라’고 하는 보수 야당의 정치인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가 애초 문 특보를 내정한 이유는 최근 미국이 방위비 분담금 인상과 중거리 미사일 한국 배치 추진 등 감당할 수 없는 요구를 해 이에 맞설 강한 외교력이 필요했기 때문”이라며 “미국에서 문 특보를 ‘반미’(反美)주의라고 하는 인사를 본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우리 내부에서 (문 특보를) 반미주의자로 낙인찍는 이데올로그(이론가)들이 설친다. 여기에 정부가 끌려다니면 주변 강국 눈치나 보는 신세로 전락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글을 마무리하며 이상근 국가안보전략연구소 박사의 말을 인용했다. “우리나라에서 반미인사로 찍히지 않으려면 명나라 망한지 백년 뒤에도 숭정 연호를 썼던 일부 조선 사람들 정도의 ‘지조’와 ‘충성심’은 가져야 하나보다”고 언급한 김 의원은 “이런 걸 원하냐”고 반문했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