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비하 안 했다면서… “특히 여성에게 미안” 고개 숙인 윤동한

입력 2019-08-11 21:00
뉴시스

윤동한 한국콜마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윤 회장은 11일 오후 2시 서울 서초구 내곡동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개인의 부족함으로 일어난 일이기에 모든 책임을 지고 회사 경영에서 물러나겠다”며 “그동안 불철주야 회사를 위해 일해오신 임직원 여러분에게도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올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부 조회에서 참고자료로 활용한 동영상으로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며 “특히 여성분들에게 진심을 다해 사과의 말씀 드린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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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윤 회장은 4분 남짓 사과문을 읽고 서둘러 자리를 떴다. 문제가 된 영상을 직원들에게 왜 보여줬는지, 논란 직후 입장문에서 왜 직접 사과하지 않았는지 같은 질문에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이날 한국콜마 관계자는 거듭 “여성을 비하하려는 의도가 아니었다”며 “윤 회장이 여성을 두고 부적절한 언급을 하지는 않았다”고 강조했다. “(윤 회장이) 비하 발언을 하지는 않았지만 사과는 하겠다는 것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그렇다”고 답했다. “불매운동 때문에 서둘러 사과하는 것이냐”고 물으니 “불매운동이 크게 확산된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앞서 윤 회장은 지난 7일 임직원 700여 명이 참석한 월례조회에서 극보수 성향의 유튜브 영상을 틀었다. 이 유튜버는 “미국의 경제 보복으로 베네수엘라는 경제 파탄이 났는데 베네수엘라의 여자들은 단돈 7달러에 몸을 팔고 있다. 우리나라도 곧 그 꼴이 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일본 수출규제에 대한 문재인 정부의 대응을 지적하며 “아베는 문재인 면상을 주먹으로 치지 않은 것만 해도 너무나 대단한 지도자”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날 유튜브를 본 직원들 사이에서 시작된 논란은 소비자에게 이어졌다. 회사 측은 “영상을 보여준 취지는 일부 편향된 내용처럼 감정적으로 대응하거나 현혹돼서는 안 되고 올바른 역사인식을 갖고 현상황을 바라보고 기술력으로 극복해야 한다는 취지”라고 해명했으나 한국콜마 불매운동이 번졌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