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당 대안정치연대 “정동영, 마이웨이 고수”…12일 탈당계 제출

입력 2019-08-11 15:50

재결합이냐 분열이냐. 민주평화당의 비당권파인 ‘대안정치연대’ 소속 의원들의 탈당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대안정치연대가 탈당 결행 날짜로 정한 12일까지 정동영 대표와 막판 합의를 이룰 가능성도 있으나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평화당의 분당으로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등과 함께하는 ‘호남 제3지대’ 논의가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대안정치연대를 대표하는 유성엽 평화당 원내대표는 지난 8일 기자회견에서 “10명 전원이 당을 떠나기로 했다. 12일 탈당계를 제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 대표의 ‘선(先)사퇴’를 요구해온 대안정치연대에는 유 원내대표와 박지원·천정배·장병완·김종회·윤영일·이용주·장정숙·정인화·최경환 의원이 참여하고 있다. 여기에 독자노선을 걸어온 김경진 의원까지 탈당할 경우 평화당에는 정 대표와 박주현·김광수·조배숙·황주홍 의원만 남게 된다. 중립파인 김광수·황주홍 의원도 탈당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이유로 정 대표 측이 대안정치연대의 사퇴 요구를 받아들여 당이 결국 신당 추진기구로 뜻을 모으게 될 것이라는 예측도 있었다. 유 원내대표는 “정 대표가 받아들이기 어렵겠지만 내려놓는 게 책임 있는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극적인 타협이 있길 기대한다”고 했다. 박지원 의원도 tbs 라디오에서 “정동영·박주현 두 분도 다시 돌아온다. 나가는 사람 없이 다 같이 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당권파와 비당권파 간 막판 합의는 여전히 교착상태에 놓여있다. 정 대표 측 박주현 수석대변인은 11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정 대표는 당원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겠다는 중재안도 냈는데 그쪽(비당권파)에서는 즉시 사퇴하는 것 이외에는 다른 선택지가 없다고 하니 대화가 진행이 안 된다”며 “그쪽에서 결단할 문제인 것 같다”고 했다. 대안정치연대 측의 한 의원 역시 “어제 정 대표와 중립파 김광수 의원이 만났는데 정 대표가 ‘마이웨이’ 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안다”며 “현재 정 대표 측과 대화가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대안정치연대가 평화당 탈당 후에 신당 추진기구를 출범시키면 당내 갈등이 극심한 바른미래당의 교통정리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내홍을 거듭해 온 바른미래당의 교통정리가 끝나는 시기와 맞물려 손학규 대표를 포함한 호남계 의원들과 ‘호남 제3지대’ 논의도 가속화될 전망이다.

한편 손 대표는 총선 비전과 정계개편 내용을 담은 ‘손학규 선언’을 12일에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다음 주로 연기하기로 했다. 대안정치연대가 같은 날 집단탈당 선언을 예고한 게 발표를 미룬 이유로 알려졌다.

박재현 기자 j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