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호 태풍 레끼마가 유해란(18)에게 생애 첫 한국 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우승을 선물했다.
유해란은 11일 오라 컨트리클럽에서 열릴 예정이던 KLPGA 투어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 최종 3라운드가 악천후로 취소돼 2라운드까지 기록한 10언더파 134타로 우승을 확정했다.
제주는 이날 오전 중국 상하이를 관통한 레끼마의 영향으로 강풍과 폭우에 휩싸였다. 기상청은 이날 제주에 강풍․풍랑주의보를 발효했다. 전날 마무리되지 못한 2라운드 잔여 경기는 이날 오전 6시50분부터 20여분간 진행돼 마무리됐지만, 3라운드는 결국 시작되지 못했다.
비바람은 홀컵에 세운 깃대를 휠 만큼 강하게 몰아쳤다. 선수들은 오라 컨트리클럽 하우스에서 코스로 나오지 못하고 대기해야 했다. KLPGA 경기위원회는 낮 12시 브리핑에서 최종 3라운드 취소를 결정하고 2라운드까지 선두였던 유해란의 우승을 확정 발표했다.
유해란은 지난 3월 프로로 입문한 루키다. 중학생이던 2014년 KLPGA 협회장기 우승으로 준회원 자격을 따내면서 한국 여자 골프의 차세대 유망주로 주목받고 있다.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국가대표로 활동했다. 이 과정에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여자 골프 단체전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유해란은 올해 KLPGA에 입회해 투어 출전 자격을 얻지 못하고 드림(2부) 투어에서 활약했다.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의 경우 초청 선수로 출전했다. 176㎝의 큰 키로 장타를 휘두르며 승승장구했다. 오전 조에 포함된 덕에 악천후의 영향도 적게 받았다.
유해란은 전날 2라운드에서만 버디 8개를 쓸어 담았다. 같은 날 보기 2개를 묶어 하루 만에 6타를 줄이고 리더보드 가장 높은 곳에 올랐다. 이날 3라운드를 준비하던 클럽하우스 안에서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는 행운의 주인공이 됐다.
김지영2(23)는 유해란에게 2타 차이로 밀린 준우승을 차지했다. 박인비(31)는 4언더파 140타로 공동 8위, 세계 랭킹 1위 고진영(24)은 3언더파 141타로 공동 13위, 국내 랭킹 1위 최혜진(20)은 2언더파 142타로 공동 17위에서 각각 대회를 마감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