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 간부 공무원이 유튜브 ‘붓싼뉴스’ 출연해 시정 홍보

입력 2019-08-11 14:53
황수언 총무과장이 해운대해수욕장에서 부산시의 공식 유튜브 '붓싼뉴스'에 출연해 '시 부라더스 황타' 코너를 진행하고 있다 부산시 제공

“시민 여러분! 여러분이 내는 세금이 시정에 어떻게 사용되는지 자세히 알려 드리겠습니다.”

부산시 간부 공무원이 시 공식 유튜브에 출연해 시정을 소개하고 재미있게 분석해 시민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전국 지자체들이 유튜브를 통한 시정홍보에 나서면서 대부분 전문 1인 크리에이터를 출연시키고 있지만, 이처럼 간부 공무원이 직접 출연해 시정을 소개·분석·해설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부산시는 황수언(56·지방서기관) 총무과장이 시의 공식 유튜브 채널 ‘붓싼뉴스’에서 ‘시(市) 부라더스 황타’ 코너에 출연해 진행하고 있다고 11일 밝혔다.

‘시 부라더스 황타’는 환타 마시며 뉴스 진행하는 시의 큰 형님 이미지를 담고 있다.

구수한 사투리로 부산시정을 알리고 분석하고, 해설하는 이 코너는 지난 8일 오전 9시 공식 개국했다. 개국 이틀 만에 구독자가 2만여명을 넘어섰다.

황 과장은 “그동안 ‘고리타분’ ‘영혼이 없다’ ‘무능한 철밥통’ 등 부정적인 공무원의 이미지를 벗는데 일조하기 출연을 결심했다”며 “일반인이 생각하는 것보다 공무원 업무 영역이 넓고, 할 수 있는 것도 많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황 과장은 젊은 시절 연예인이 꿈이었다. 요즘도 자타가 공인 부산시청 개그맨이다. 스포츠 브랜드 에어 운동화, 주황색 나비넥타이까지 패션에서 풍기는 포스도 심상치 않다.

그는 “젊었을 때 개그맨을 하고 싶었어요. 이 정도면 얼굴도 잘생겼고, 재치도 있으니 했으면 잘 나갔을 것 같지 않습니까? 몸뚱어리가 안 돼서 모델은 어렵지만, 코디 일을 해도 잘할 것 같아요. 주변 사람들요? 주변에서는 깔롱쟁이 영업사원을 했을 것 같다고들 합니다. 질투하는 거죠, 뭐”라며 웃었다.

황 과장은 9급 공무원으로 입사해 현재 4급 총무과 과장 자리까지 올랐다. 동사무소(현 주민센터), 구청을 거쳐 시청까지 공무원으로 근무한 세월이 어언 33년이다.

긴 세월만큼 에피소드도 다양하다. 해머를 들고 불법건축물 단속 현장에 뛰어들기도, 동물 사체를 치우는 일도 했다. 흉기를 든 민원인에게 살해 협박을 당한 일도 수차례. 황 과장은 이 모두를 ‘소중한 경험’이라고 했다. 후배 공무원들에게 다양한 조언을 해줄 수 있는 선배가 되고 싶다는 그의 바람과 무관치 않다.

황 과장은 ‘팔방미인’으로 시청 내 소문이 자자하다. 특히 언어 분야에서 나타내는 두각이 남다르다고. 불어, 영어, 일본어까지 4개 국어를 구사할 정도다. 불어와 영어는 대학교에서, 일본어는 독학으로 마스터했다. 이런 특기를 살려 일본에서 2년간 파견근무를 하기도 했다. 열정에 노력까지 더해진 완벽형 인간인 셈이다.

황 과장의 이런 열정은 유튜브에까지 이르렀다. ‘붓싼뉴스’의 코너 ‘시(市)부라더스 황타’를 통해 ‘부산시 큰 형님이 알려주는 부산시정’이라는 콘셉트로 진행되는 해당 코너에서 황 과장의 입담은 빛을 발하고 있다.

부산=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