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11일부터 시작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검증을 위한 ‘한·미 연합지휘소훈련’에 대해 노골적인 불만을 드러냈다. 한·미는 북한에 대한 자극을 최소화하기 위해 올 전반기 연합연습 때 사용했던 ‘동맹’이란 명칭을 사용하지 않았지만, 북한은 “이름 바꾼다고 넘어갈 일이 아니다”는 식의 반응을 내놨다.
북한 외무성 권정근 미국담당국장은 이날 담화에서 “이따위 군사연습을 아예 걷어치우든지 군사연습을 한 데 대하여 하다못해 그럴싸한 변명이나 해명이라도 성의껏 하기 전에는 북남 사이의 접촉 자체가 어렵다는 것을 생각해야 한다”고 밝혔다.
권 국장은 특히 “명칭이나 바꾼다고 하여 훈련의 침략적 성격이 달라진다거나 또 우리가 무난히 넘기리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라며 “남조선당국이 군사연습의 이름이나 바꾼다고 이번 고비를 무난히 넘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대단히 잘못 짚었다”고도 비난했다.
그는 또 최근 북한의 연이은 무력시위에 대해 “미국 대통령까지 우리의 상용무기 개발시험을 ‘어느 나라나 다 하는 아주 작은 미사일 시험’이라고 하면서 사실상 주권국가로서의 우리의 자위권을 인정했는데 도대체 남조선 당국이 뭐 길래 우리의 자위적 무력건설사업에 대해 군사적 긴장격화니, 중단촉구니 뭐니 하며 횡설수설하고 있는가”라고 따졌다.
한·미는 올 전반기 연례적으로 실시하던 키리졸브(KR)와 독수리 훈련(Foal Eagle)을 없애고, ‘동맹’이란 새로운 명칭을 넣어 ‘19-1 동맹’ 훈련을 했다. 후반기 연합연습인 기존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도 ‘19-2 동맹’이라는 새로운 명칭으로 진행하는 방안이 유력했다.
그러나 북한이 한·미 연합연습과 한국의 첨단 스텔스 전투기 도입에 항의해 지난달 25일 이후 연쇄적으로 미사일 발사를 하는 등 강한 불만을 표출하는 데다, 북·미 실무회담도 앞두고 있는 상황 등을 감안해 ‘동맹’이란 표현을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 그렇게 후반기 연합연습의 명칭은 한·미 연합지휘소훈련으로 결정됐다.
이를 두고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일본에는 경제 침략이라며 한·일전을 얘기하면서도 한·미 연합훈련은 이름도 못 붙이는 ‘홍길동 훈련’이 되는 등 친북 정부의 스탠스를 정확히 보여주고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