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금융중심지 여의도에 핀테크(금융+기술) 기업 70곳이 모인 국내 최대 ‘핀테크랩’이 구축된다. 글로벌 공유사무실인 위워크 여의도역점 7개층 가운데 4개층이 핀테크 기업으로 채워진다.
서울시는 오는 10월 핀테크 육성 공간 ‘서울핀테크랩’이 개관한다고 11일 밝혔다. 지난해 4월 공덕역 주변에 개관한 ‘마포 서울핀테크랩(제1핀테크랩)’과 지난달 위워크 여의도역점에 먼저 자리를 잡은 ‘여의도 제2핀테크랩’과 통합해 조성한다. 서울시는 “새 핀테크랩은 새로운 금융서비스와 혁신기술을 선보이는 거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핀테크랩은 신규 핀테크 기업과 이들에게 투자할 투자자, 이들의 기술·서비스를 사줄 금융회사, 그리고 해외 진출의 발판이 될 해외업체를 이어주는 곳이다. 다양한 핀테크 업체가 몰릴수록 집적 효과가 커진다. 앞서 마포에 자리를 잡은 서울핀테크랩은 ‘주변 금융·벤처회사 연계’ ‘해외 기업 유치’ ‘인재 채용’ 등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제 역할을 다하지 못했다.
서울시는 지난달 여의도 제2핀테크랩에 입주한 16개 업체를 뺀 54개 안팎의 서울핀테크랩 입주 기업을 새로 선발한다. 모집 분야는 금융이나 IT기술이 융합한 핀테크 산업영역이며 모집대상은 창업 7년 이내 핀테크 기업 중 1억 이상 투자유치 실적과 연 매출 1억 이상, 직원 4인 이상 등의 조건을 충족하는 성장단계의 국내·외 기업이다.
전체 선발기업 중 30% 내외는 한국, 아시아 시장 진출을 계획하고 있는 해외 핀테크 기업으로 선발할 계획이다. 국내외 기업 간 시너지 효과를 마련하고 국내 기업의 해외 진출기회를 확대한다는 취지다.
선발 기업에는 1년간 70개 이상의 핀테크 기업이 집적해 입주할 수 있는 사무공간이 지원된다. 회의실, 교육장 등 기업 육성과 투자유치행사를 할 수 있는 공간과 기업 간 네트워킹을 위한 공용 라운지 등을 제공한다. 입주 기간 1년 뒤 심의를 통해 1년 연장을 할 수도 있다. 아울러 입주 기간 동안 창업보육, 상담, 국내‧외 금융사 네트워킹, 해외 IR 등 다양한 맞춤형 서비스들이 함께 제공된다. 서울시는 운영사인 케이엑셀러레이터를 통해 기업 성장단계별, 목표별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기업 성장은 물론 해외 진출까지 지원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핀테크 육성을 통해 ‘여의도 국제금융도시 도약’에 재도전할 계획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 5월 런던의 금융·핀테크 기업들에 “서울에 투자해 달라”고 직접 영업에 나서기도 했다. 서울시는 2000년대 중·후반 여의도를 ‘동북아 국제금융의 허브’로 만들려고 했지만 ‘법인세·소득세 등 정책 경쟁력’ ‘높은 금융 규제’에 발목을 잡혔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