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외무성 “한·미훈련 해명 전엔 남북 접촉 어렵다”

입력 2019-08-11 07:59 수정 2019-08-11 10:07
뉴시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북한이 한·미 연합지휘소훈련 첫날인 11일 남측을 비난하는 외무성 국장 명의 담화를 내고 한·미훈련을 즉각 중단하거나 이에 대한 해명이라도 성의껏 하라고 촉구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외무성 권정근 미국 담당 국장이 담화를 통해 “군사연습을 아예 걷어치우든지, 군사연습을 한 데 대해 하다못해 그럴싸한 변명이나 해명이라도 성의껏 하기 전에는 남북 사이의 접촉 자체가 어렵다는 것을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이 전한 담화엔 “남조선 당국이 군사연습의 이름이나 바꾼다고 이번 고비를 무난히 넘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대단히 잘못 짚었다”며 “앞으로 대화를 향한 좋은 기류가 생겨 우리가 대회에 나간다고 해도 철저히 이러한 대화는 북·미 사이에 열리는 것이지 남북 간 대회는 아니라는 것을 알아두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권 외무성은 또 “미국 대통령까지 우리의 상용무기개발시험을 어느 나라나 다 하는 아주 작은 미사일 시험이라고 하면서 사실상 주권국가로서의 우리의 자위권을 인정했는데 도대체 남조선당국이 뭐길래 우리의 자위적 무력건설사업에 대해 군사적 긴장격화니, 중단촉구니 뭐니 하며 횡설수설하고 있는가”라고 항의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그동안 공개적으로 밝힌 입장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보인다.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연일 쏘고 있는 발사체에 대해 문제가 없다는 태도를 고수해왔다. 이어 현지시각으로 10일 트위터를 통해서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친서를 통해 한·미연합 군사훈련이 종료되는 대로 협상 재개를 희망하며 미사일 시험 발사도 중단하겠다는 태도를 밝혔다고 전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인 9일에도 “3쪽짜리 ‘아름다운 친서’를 받았다”고 공개하며 “긴 친서 중 많은 부분은 터무니없고 돈이 많이 드는 훈련에 대해 불평하는 내용이었으며 단거리 미사일들의 시험 발사에 대한 작은 사과였다”고 밝혔었다.

권 외무성은 또 이날 담화를 통해 정경두 국방부 장관의 실명까지 거론하며 경고 수위를 높였다. “체면이라도 좀 세워보려고 허튼 망발을 늘어놓는다면 기름으로 붙은 불을 꺼보려는 어리석은 행위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