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집권 자민당 의원들이 크루즈선을 타고 방한하려던 계획을 연기했다.
요미우리신문은 가와무라 다케오(河村建夫) 전 관방장관이 이끄는 자민당 ‘크루즈선 관광진흥의원연맹’ 소속 의원들이 가나지와(金沢)를 출발해 다음 달 2일 부산에 기항할 계획이었다고 10일 보도했다. 이들은 이후 후쿠호카로 가는 크루즈선에 탑승, 선내 환경과 출입국 관리 절차 등을 시찰할 예정이었다.
시찰단은 자민당 의원 약 30명과 관광진흥의원연맹 최고 고문을 맡고 있는 니카이 도시히로(二階俊博) 자민당 간사장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크루즈선의 부산 기항 중 서울로 가서 한국 측 주요 인사들과 회담하는 방안도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양국 갈등 고조로 한국 방문 중 거센 비난과 반대 시위에 직면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시찰 계획을 연기했다. 관광진흥의원연맹 관계자는 일본 정부의 수출 규제 조치 등에 대해 “한국 측 반발이 강해 회원들의 신변안전을 담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연맹 측은 방한 계획을 포함한 시찰을 다시 추진할지에 대해 향후 정세를 보고 판단할 예정이다.
요미우리는 일본의 초당파 일한의원연맹이 한국 측 한일의원연맹과 다음 달 18~19일 도쿄에서 개최할 예정인 합동총회도 연기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요미우리는 “한일, 일한 의원연맹은 두 나라의 관계가 악화됐을 때도 상호 방문을 통해 정부 간 외교를 보완하는 역할을 해왔지만 지금은 양국에서 유력 의원들이 정계를 떠나 (두 나라를 잇는) 파이프가 가늘어진 상태”라고 전했다.
박세원 기자 o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