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콜마 사과에 더욱 거세진 ‘비난’…불매운동까지 거론되는 이유

입력 2019-08-10 09:24

윤동한 한국콜마 회장이 문재인 정부와 한국 여성에게 막말을 일삼는 보수성향 유튜버의 방송을 직원 조회 때 강제로 시청하게 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파문이 일고 있다. 한국콜마는 공식 사과했지만 불충분한 사과에 비난 여론은 더 거세졌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한국콜마 제품 리스트가 나돌며 불매운동을 촉구하는 글들이 쇄도했다.

윤 회장은 지난 7일 700여명의 전직원을 대상으로 하는 월례조회 시간에 극보수 성향의 유튜버 영상을 시청하게 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상 속 유튜버는 “아베가 문재인의 면상을 주먹으로 치지 않은 것만 해도 너무 대단한 지도자임에 틀림없다”며 “베네수엘라의 여자들은 단돈 7달러에 몸을 팔고 있다. 이제 곧 우리나라도 그 꼴이 날 것” 등의 막말을 했다.

논란이 일자 한국콜마는 9일 입장문을 통해 공식 사과했다. “월례조회 때 사용된 특정 유튜브 동영상으로 인해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먼저 사과의 말씀 드린다”고 한 한국콜마 측은 “8월 월례조회에서는 현재 한일관계 악화, 미중 무역전쟁 등 대외 경제 여건이 경영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내용을 역설했다”고 해명했다.

“현 위기상황을 강조하며 새로운 각오로 위기에 적극 대응하자는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했다”고 한 한국콜마는 “위기 대응을 위해 대외적 환경과 현상에 대한 이해를 돕고자 최근 인터넷상에서 유포되고 있는 특정 유튜브 영상의 일부분을 인용했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한국콜마 측은 “이 영상을 보여준 취지는 일부 편향된 내용처럼 감정적으로 대응하거나 현혹돼서는 안 되며 올바른 역사인식을 갖고 현상황을 바라보자는 것”이라며 윤 회장의 애국심을 강조했다.

“윤 회장은 일본으로 유출됐던 우리 문화유산인 수월관음도를 25억원에 구입해 국립박물관에 기증한 적도 있다”고 한 한국콜마는 “최근엔 이순신의 조력자인 정걸 장군이라는 책도 직접 출간하는 등 나라사랑과 역사의식을 직접 실천하는 기업인”이라고 했다. 사과 직후 비난 여론은 더욱 거세졌다. 사과가 불충분할 뿐만 아니라 여성 비하 발언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일부 소비자들은 한국콜마의 태생이 일본 기업이라며 불매운동까지 주장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엔 한국콜마가 생산하는 제품 목록과 해당 제품들의 불매운동을 주장하는 글들도 쏟아졌다. 뿐만 아니라 한국콜마가 OEM(주문자가 요구하는 제품과 상표명으로 완제품을 생산하는 것)방식으로 사업을 확장만큼 납품 업체까지 확인해 불매운동을 해야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이로인해 네티즌 사이에선 ‘최상급 난이도의 불매운동’이라는 한탄도 나왔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