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인 다카노 하지메(高野孟·75)씨는 8일 일간지 닛칸겐다이에 ‘전략 부재로 성과 없이… 유치함에 박차를 가하는 관저 외교’라는 제목의 칼럼을 실었다.
그는 외교 전문가의 말을 빌어 아베 총리가 외교만큼은 자신의 전문 분야라고 가장하지만 외유 횟수만 많을 뿐 성과가 없다고 지적했다.
다카노씨는 아베 외교에 대해 “한마디로 전략 부재”라면서 “장기적인 관점으로 합의를 쌓아가는 끈기가 없다. 트럼프와 골프를 치거나 푸틴과 온천욕을 하면 어떻게든 될 것 아니냐는 식의 무섭게 유치한 발상 밖에 갖지 않는다”는 평가를 전했다.
그는 실제로 아베 총리가 북방섬 반환에 대해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또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회담하려고 우는 소리를 했지만 이도 이루지 못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국빈으로 초대해 함께 골프를 치고 스모 경기를 관람하는 등 융숭하게 대접했지만 이마저 실패로 돌아갔다.
다카노씨는 “트럼프 대통령은 주일미군 경비를 5배로 올려달라거나 농산물 수입 개방을 요구하는 등 마치 일본을 속국으로밖에 생각하지 않는 것 같았다”고 평가했다.
다카노씨는 아베 총리가 거듭된 외교 실패를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라는 극단적인 방법으로 타개하려고 했다고 썼다. 하지만 이마저 패착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북일 정상회담을 실현하려면 한국과 긴밀히 지내야하는데 이 길을 스스로 차버린 꼴이 됐다는 것이다. 그는 이를 “생각 없이 행동부터 하는 아이 같다”고 표현했다.
외교 전문가는 또 “아베 총리가 이마이 다카야(今井尚哉) 수석비서관과 단둘이 외교 정책을 세우고 국가안전보장국이나 외무성은 뒷전으로 하는 ‘관저 외교’를 하고 있다”면서 “이 때문에 외교 유치화가 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칼럼에는 아베 총리와 이마이 비서관이 함께 있는 사진과 남북미 정상이 판문점에서 화기애애한 모습을 연출하는 사진이 대비해 실렸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