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첫 대나무 테마 숲길…피톤치드 농도 높아 산림치유 효과

입력 2019-08-09 11:15
서울에 대나무를 테마로 한 숲길이 처음으로 조성됐다. 이촌한강공원에 대나무 5471주를 비롯해 다양한 관목류 5591주를 심은 1㎞의 산책로가 생긴 것이다. 대나무에서 나오는 피톤치드는 편백 숲의 농도 못지 않아 산림 치유 효과가 높다.

이촌~난지한강공원엔 하늘을 향해 시원하게 뻗은 미루나무 1307주를 심은 6㎞의 산책길이 새롭게 조성됐다. 한강의 수평적 경관에 미루나무의 수직적 리듬감이 더해져 고즈넉한 강변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는 명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시 한강사업본부는 이처럼 이촌‧난지한강공원을 비롯해 5개 한강공원에 대한 ‘한강숲’ 조성 사업을 완료했다고 9일 밝혔다. 46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총 1만1707주의 수목을 심었다.

이번에 조성한 5개 한강숲은 이촌한강공원 대나무숲-완충숲(일명 ‘댓바람숲’), 이촌~난지한강공원 구간-이용숲(미루나무길), 반포한강공원-완충·이용숲 혼합, 양화한강공원-완충숲, 난지한강공원-이용숲이다.

시는 한강숲을 조성하면서 차별화된 3가지 다른 기능의 모델을 만들어 위치나 특성에 맞게 적용했다. 3가지 모델은 생태숲-한강 자연성 회복에 방점(한강 수변부에 갯버들·버드나무 등 식재), 이용숲-쉼터 확충에 방점(시민들이 이용하는 둔치에 그늘목 식재), 완충숲-미세먼지‧소음 완충에 방점(도로변에 흡착능력 뛰어난 수종 식재)이다.

‘한강숲 조성 사업’은 한강의 자연성을 회복하기 위해 서울시가 2015년부터 추진해온 사업이다. 이번 5개 한강숲 외에도 시는 추가적인 확충을 계획 중이다. 한강숲 나무는 시가 예산을 들여 식재하는 사업에 더해 시민들의 기부를 받아 식재하는 방식도 병행 추진한다.

이촌한강공원 대나무숲-완충숲은 동작대교 주변 이용되지 않았던 기존의 대나무 녹지를 확장해 사계절 푸른 녹음을 즐길 수 있는 ‘댓바람숲’으로 조성한 것이다. 대나무는 주로 국토 이남에서 생육해 시는 여러 전문가들의 면밀한 현장자문과 회의를 거쳐 이촌한강공원에 대나무를 심었다.

이촌 댓바람숲

올해 5월 국립산림과학원이 대나무 숲에서 발생하는 피톤치드 농도를 분석한 결과, 그 농도가 도심보다 7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이촌 대나무 숲이 도시인들의 스트레스 완화와 심신 안정 등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촌~난지한강공원 이용숲은 서울시가 2017년부터 한강 동서를 잇는 약 40㎞ 길이의 ‘미루나무 백리길’을 조성해왔는데 마지막으로 남은 구간 6㎞에 미루나무를 심어 완성시킨 숲길이다.

미루나무 길

반포한강공원-완충‧이용숲은 반포한강공원에 완충‧이용숲을 혼합해 조성했다. 우선 세빛섬 주변으로 578주의 조형수와 그늘목 등을 식재해 공원을 방문하는 시민들에게 나무 그늘 쉼터를 제공했다. 인근 달빛광장의 반달녹지엔 조형 소나무를 심어 겨울철에도 시민들이 푸르른 경치를 볼 수 있도록 했다. 또 자전거 도로변으론 그늘목을 심어 시원한 그늘 아래에서 한강만의 라이딩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양화한강공원-완충숲은 선유교 주변으로 2763주의 수목을 식재해 인접 올림픽도로로부터 발생하는 소음, 먼지 등을 막을 수 있는 완충숲으로 조성했다. 특히 미세먼지‧소음 저감에 효과가 높은 상록수종인 잣나무, 소나무 등을 심어 숲의 기능적인 측면을 살릴 수 있도록 했다.

난지한강공원-이용숲은 난지한강공원에서 페스티벌, 한강몽땅 여름축제 등 다양한 행사가 열리고 잔디광장을 이용하는 시민이 많은 점을 고려해 시원한 쉼터 제공을 최우선으로 삼았다. 총 1468주의 그늘목을 식재해 녹색 쉼터를 확충했다.

김인숙 서울시 한강사업본부 공원부장은 “숲은 시민들의 건강,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녹지 인프라로서 녹색 쉼터와 함께 미세먼지 저감 효과까지 거둘 수 있다”며 “이번에 조성한 5개 한강숲에 이어 한강 특성에 맞는 숲을 지속적으로 조성해 한강공원 내 시민 휴식장소를 확충하고 한강의 자연성 회복에도 기여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재중 선임기자 j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