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 정약용의 ‘소서팔사’로 더위 이겨볼까

입력 2019-08-09 06:00
개울가에서 발씻기, 대나무 자리에서 바둑두기, 빙과 나눔, 시원한 삼베천 수세미 만들기….

다산 정약용이 ‘여유당전서’에 적은 ‘소서팔사’(消暑八事·더위를 이기는 8가지 방법)의 일부다.

서울시와 (사)문화다움은 오는 10일 북촌문화센터 및 북촌마을서재에서 말복을 맞아 조상들이 한옥에서 즐기던 여름철 세시풍속을 체험해볼 수 있는 ‘계동마님댁 말복맞이’ 행사를 진행한다. 이번 행사에서는 다산의 소서팔사 체험을 비롯해 다양한 놀이, 해설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일주탁족(日晝濯足·개울가에서 발씻기)은 정약용의 소서팔사 중 ‘월야탁족’을 본 따 한 낮 한옥의 툇마루에 걸터앉아 시원한 얼음 탁족 체험을 한다. 뒷마당에서 대나무 물총으로 간단한 물놀이도 할 수 있어 잊고 지낸 동심을 떠올려 볼 수 있다.

송단호시(松壇弧矢·솔밭에서 활쏘기)는 옛 선비들이 숲에서 활을 쏘았다면 북촌문화센터에서는 활 만들기 체험을 통해 한옥의 공간과 친숙해질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청점혁기(淸簟奕棊·대나무 자리에서 바둑두기)는 대청마루 돗자리 위에서 즐기는 여름철 바둑 한판으로 더위를 잊게 하는 방법이다.

‘빙과(氷果) 나눔’은 조선시대 궁중에서 여름에 특히 귀하게 여겼던 얼음을 관리들에게 하사하는 풍속을 살려 시원한 얼음 조각을 넣은 수박화채를 나눠 먹으며 더위도 반절로 나눠보자는 취지다.

시원한 삼베천, 수세미 만들기는 삼베가 수분 흡수·배출이 빠르고 곰팡이를 억제하는 항균성이 있어 예로부터 여름철에 가장 많이 사용한 천이라는 점에 착안, 국내산 천연 삼베 천으로 세제가 필요없는 친환경 수세미 만들기 체험을 해본다.

한편 북촌문화센터에서는 매주 토요일 정례 프로그램 ‘북촌문화요일’을 통해 다양한 공예체험과 전시, 공연 프로그램 등을 진행한다. 특히 오는 13일부터 1898년 9월 1일 북촌 여성들이 주축이 되어 발표했던 최초의 여성 인권 선언문 ‘여권통문’을 기억하며 국립여성사전시관 열한번째 순회전을 운영한다.

김재중 선임기자 j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