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소녀와 함께 외출하지 않겠습니까?”
작은 크기의 소녀상과 일상을 공유하는 일본인들이 있다. 이들은 ‘작은 소녀상’과 함께한 사진을 올리며 “일본 정부는 역사를 부정하고 있지만 일본 시민의 생각은 다르다”고 전한다.
시민들의 움직임은 일본 시민단체인 ‘한국병합 100년 도카이(東海) 행동’의 ‘작은 소녀상 캠페인’으로 시작됐다. 단체는 시민들이 작은 소녀상과 함께 한 사진과 간단한 설명을 메일로 보내면 공식 블로그에 올리며 공유한다. 캠페인을 이끄는 야마모토 미하기씨는 “아베 신조 정권 하에서 역사 수정주의 흐름이 거센 상황에서 소녀상 자체와 소녀상이 갖는 의미를 일본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캠페인 홍보 영상에서 도카이 행동은 “다시 (소녀상과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혼자 두지 않겠다. 할머니들의 이야기가 퍼지고 많은 사람들이 연대하면 좋겠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이어 “불행한 역사를 마주 보고 두 번 다시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기원한다”고 전했다. 소개 문구에는 “지금 일본에서 평화의 소녀상을 세울 수 없지만 우리가 작은 소녀상을 갖는 건 가능하다”고 적혀있다.
단체가 캠페인을 벌인지는 6개월도 채 되지 않았지만 그 사이 소녀상을 촬영한 사진은 90여장이나 모였다. 참가자들은 일상 속 다양한 장소에서 소녀상을 촬영한 사진을 보내고 있다. 집, 여행지, 모임, 집회, 콘서트장 등에서다. 공개된 사진을 보면 소녀상은 벚꽃놀이 기념 촬영에도 등장했고, 윤봉길 의사가 수감됐던 가나자와 형무소 앞에서도 함께 했다.
한 참가자는 “일본 정부는 위안부 할머니들을 부정하고 있다. 할머니들의 인생은 일본 정부에 의해 박탈됐다”고 전하며 식탁에 놓인 소녀상을 촬영한 사진을 보냈다. “고등학생 때 김학순 할머니의 증언이 실린 기사를 읽었을 때의 충격을 잊을 수 없다”며 “기사를 복사해 친구들에게 보여주며 한일 역사 인식 차이에 대해 생각해봤으면 좋겠다고 말한 적이 있다”고 전한 참가자도 있었다.
박세원 기자 one@kmib.co.kr